[연예의 법칙] ‘삼시세끼 정선 편’ 최대 걸림돌…어제의 나영석을 넘어라

입력 2015-05-14 07: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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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삼시세끼 정선 편’ 최대 걸림돌…어제의 나영석을 넘어라

선구자는 언제나 고달프다. 그동안 아무도 들여다 보지 않은 곳에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것도 힘들지만, 기껏 자리를 잡았더니 뒤늦게 뛰어들어온 얌체 같은 후발주자들에게 때로는 발목을 잡히기 때문이다.

tvN '삼시세끼 정선 편'의 상황도 이와 같다. 자급자족 유기농 라이프라는 이 독특한 콘셉트는 도시의 생활에 지친 시청자들을 위로하면서 사랑을 받았지만, 수많은 유사한 포맷들의 프로그램에 의해 그 신선함에 위협을 받고 있다.

또한, 같은 PD가 연출한 '삼시세끼 어촌 편'도 정선 편에 적지 않은 부담을 주고 있다. 다양한 어종과 차승원과 유해진이 만나 발산해 낸 이 독특한 케미는 '전편보다 나은 속편 없다'는 편견을 과감히 부서줬다.

이같은 흐름은 연출자인 나 PD 역시 의식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는 13일 오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어촌 편의 시청률이 과하게 잘 나왔다. 그래서 연출하는데 굉장히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정선 편은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매력적인 콘텐츠라고 자신했다. "정선 편만의 정서를 좋아해주는 시청자들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부분이 나 PD의 확신을 드러낸 부분이다.


tvN 프로그램 ‘삼시세끼-어촌편’ 포스터. 사진제공|CJ E&M


이날 간담회에서는 '삼시세끼' 정선 편'과 시간대가 겹치게 되는 KBS2 '프로듀사'에 대한 이야기보다 어촌 편을 의식한 질문이 연이어 쏟아졌다. 산체와 밍키의 만남이나 차승원과 이서진의 투샷 등 돌풍을 일으켰던 어촌 편과의 콜라보레이션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진 것.

이같은 질문에 나 PD는 "우선 정선 편만의 정서가 드러나고 자리를 잡고 난 후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농담으로 시청률이 떨어지면 산체와 벌이를 정선에 데려와야 한다고 하지만 그런 지경까지는 가지 않길 바란다. (이런 이벤트들이) 너무 화제 몰이만 하려는 것 같이 보이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나 PD의 이런 방침은 정선 편 멤버들에게 읍내 이용을 금지시키는 것보다 더욱 가혹해 보인다. 눈에 훤히 보이는 쉬운 길을 놔두고 자급자족 유기농 라이프라는 본연의 색을 꾸준히 밀고 나가는 어려운 길을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그의 모습에서 아직까지는 나영석 PD가 망할 때는 아니라는 확신을 가진다. 과연 나 PD가 세운 원칙은 끝까지 지켜질 수 있을까. '어촌 편'의 나영석을 넘어야 하는 나영석 PD의 앞날이 자못 궁금해 진다.

사진=CJ E&M 제공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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