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빅뱅 “가장 좋아하는 우리 노래는 ‘다음 곡’”

입력 2015-05-14 07:0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빅뱅, 사진|YG엔터테인먼트

그룹 빅뱅이 돌아왔다. 예상대로 일거수일투족이 화제를 모으고, 예상대로 1위를 싹쓸이하며, 예상대로 가요계 모든 이슈를 흡수하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더 이상 별 수식어가 필요없는(반대로 '빅뱅같다'는 말이 남자그룹에게 최고의 수식어가 된) 빅뱅은 정규 3집 프로젝트 'MADE'의 첫 번째인 'M'을 발표하고 오랜 기다림의 끝을 알렸다.

3년이라는 긴 시간 끝에 돌아온 빅뱅인 만큼 이번 'MADE' 프로젝트는 활동 계획부터가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파격적이다. 빅뱅을 5월 1일 '루저'와 '베베'가 수록된 'M'을 시작으로 6, 7, 8월 1일에 각각 'A', 'D', 'E' 라는 이름으로 두 곡 이상이 수록된 싱글을 발표한 이후 9월 1일에 최종 앨범 'MADE'를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 가요계 프로모션 활동 주기가 대략 1개월 전후인 것을 생각하면 빅뱅의 활동은 약 5개월 동안 계속 이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 탑은 "한국 팬들과 오랜만에 만나는데 오래 만나고 싶었다"라고 독특한 프로모션 활동의 이유를 밝혔다. 이어 태양은 "해외활동이 잡혀 있다보니 국내 활동을 할 수 있느냐는 말도 있는데, 지금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거 같다. 앨범을 내고 길게 활동해야 한 달이나 한 달 반인데, 그렇게 활동하고 들어가는 것보다는 최대한 오래 활동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그리고 'MADE' 프로젝트에는 빅뱅의 음악에 대한 욕심도 담겨있다. 과거 지드래곤은 음원시장이 활성화된 이후 앨범이 나와도 타이틀곡을 제외한 수록곡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소멸되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드러낸 바 있으며, 'MADE'의 앨범 수록곡을 조각 조각 발표하는 이유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태양은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앨범으로 나올지 싱글로 나올지 고민했다. 멋있게 앨범으로도 내고 싶었는데 매월 싱글을 내고 뮤직비디오도 그에 맞게 촬영해서 다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밝혔고, 지드래곤은 "아무래도 (앨범을)알리는 목적이 컸다"라고 밝혔다.

즉 이는 결국 앨범 전곡의 퀄리티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되며, 또 빅뱅이기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대성·승리, 사진|YG엔터테인먼트


지드래곤은 "(음악의)색을 뭐라고 딱 정하기는 어렵지만 우리라서 보여주고 하고 싶은, 그런 걸 찾은 것 같다. 그걸 알고 있기때문에 더 편하고 재미있는 것 같다"라며 "처음이라고 제일 약하거나 제일 강한 걸 내지 않았다. 그냥 계절에 맞춰서 낸거다. 개개인이 느끼는 귀가 다르듯이 애 싱글이 다 다르게 느낄 거 같다. 무대에서 어떻게 할지가 고민이지 다른 건 생각을 안한다"라고 '루저', '베베'는 물론 앞으로 발표될 싱글들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태양 역시 "지금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을 보여주는 게 맞는 것 같다. 우리는 굉장히 만족한 앨범이다. (싱글이)다 다른 느낌이고 나올수록 확실해질 것이다"라고 이후 이어질 빅뱅표 음악에 대한 기대감을 당부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빅뱅의 대중성'에 대한 멤버들의 생각으로, 탑은 "빅뱅이라는 팀을 대중적이다, 아니다라고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보다는 결국에는 대중들이 좋아해서 대중적인 것"이라고 오묘한 답을 내놨다.

이어 지드래곤은 "대중가수기때문에 대중적인 노래를 하는 게 맞는데, 대중적인 곡을 쓰자고 한 건 아니다. 좋은 노래를 쓰자고 한거다. 그게 시기상 잘 맞아떨어지는 거 같다. 우리에게 좋은 노래가 대중들이 듣기에도 좋은 그런 합이 잘 맞아떨어졌다"라고 그 선후관계를 분명히 했다.

대중이 좋아한게 먼저인지 빅뱅이 좋아한게 먼저인지는 각자가 판단할 일이지만 '루저'와 '베베'가 현 가요계를 휩쓸고 있다는 건 누구도 부인하기 힘든 확고부동한 사실이다.

사실 '루저'의 경우 가사만 두고 보면 일반적인 가요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내용으로, 팬덤이 집중된 젊은 층을 넘어 아이돌에 대해 그리 관심이 크지 않은 중장년층까지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찬사를 보내는 모습은 상당히 재미있는 광경이다.

'루저'에 대해 지드래곤은 "우리가 하고 싶었던 말은 빅뱅뿐만 아니라 관심을 받고 모습이 공개된 유명한 사람들도 다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똑같이 아픔을 받고 울고 웃고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가진 직업이 다를 뿐이다. 가수이기 때문에 포기한 부분이 있다. 각자 주어진 상황들에 경험에 바탕을 두고 쓰게된 거 같다"라고 루저의 가사가 탄생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가벼운 사랑노래로 들어도 무관하다. 하지만 조금이나 큰 의미를 둘 수 있는 테마를 찾고자해서 그림을 크게 그렸다. 친구가 없을 수도있고 사랑이 없으 수도 있고, 각자 생각하는 모습이 다 다르지 않나"라고 생각하기에 따라 모두 자신의 이야기도 될수 있는 내용임을 부연했다.

지드래곤·탑·태양, 사진|YG엔터테인먼트


반면 '베베'는 사랑에 대한 좀 더 노골적이고 키치한 감성을 표현한 곡으로 지드래곤은 "여성이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스물다섯에서 늙지 않길 바라는 남자들의 이기적인마음을 가사로 표현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딱 스물 다섯이라고 하면 남녀가 가장 열정적인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나이 같다. 그런 사랑이 변치 말자는 상황을 표현했다. 찹쌀떡 같은 가사도 더 재밌고 키치하게 다가갈 수 있는걸 찾으려고 막 던지다가 선택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없이 사용했는데 노래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졌다. '베베'는 좀 실험적인 노래로, 정형화된 느낌보다는 꼬이고 엽기적인 느낌을 추구했다"라고 각 노래의 의도를 알렸다.

이처럼 빅뱅이 자신들이 워하는 음악을 마음껏 할 수 있는 배경에는 이제는 정말 가족보다 더 먼저 찾게되는 멤버들간의 끈끈한 관계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또한 멤버들의 이 같은 관계는 인생의 쓴 맛을 보며 함께 난관을 넘어왔기에 더욱 굳건하다. 태양은 "지금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 신인때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다 참고 했던 거 같다"며 "우리는 음악도 그렇고 뮤직비디오도 그렇고, 만들어냈을 때 재미를 느껴서 다 열심히 한다. 거기에 더해서 다섯 명이 있을 때 가장 얘기를 많이 하고 웃고 재밌을 수 있다. 서로 힘이 되는 관계다"라고 멤버들이 곧 자신의 힘이라고 자랑했다.

지드래곤 역시 "우리의 원동력은 지금은 잘 되고 너무 좋지만 다 힘들어 봤다. 배고픈 시절이 있었다. 개인적로도 아픔이 있고 힘들어 봐서 잘되고 있는 지금 상황이 오래 잘되기 위해 같이 노력하는 거 같다"라고 멤버들간의 유대관계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탑은 "솔직히 멤버들이 개인적으로 친구가 많지 않다. 고민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친구가 멤버들 밖에 없다"며 "또 연습생때 정말 과자 하나 사먹기가 힘들어서 좋아하는 과자를 못먹고 그랬는데, 그 과자는 지금도 맛있다"라고 힘들었던 시절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이미 국내 가요계는 물론 해외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빅뱅인 만큼 자신들의 정점은 어디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물음이 나오자 태양은 "어느 정도 정점(목표)를 정해놓는 게 맞지만 이미 왔을 수도 있고 아직 안왔을 수도 있다. 그걸 정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가 의문이다"라고 약간은 선문답같은 답을 내놓았다.

이어 태양은 "누가 빅뱅의 어느 노래가 좋냐고 물어보면 솔직한 심경으로 그냥 '다음 곡'이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100% 만족을 못해서 계속 곡을 만드는 거다. 지금 (멤버간의) 합과 나이도 딱 좋은 상태다. 지금이 정점이라고 하기는 힘들지만 정점을 이루기 위한 좋은 컨디션인 것 같다"라고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현답을 덧붙였다.

빅뱅, 사진|YG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