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축구의 길, 월드컵 무대로 향하다

입력 2015-05-1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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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월드컵에 출전하는 여자축구국가대표팀이 18일 서울 광화문 KT올레스퀘어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윤덕여 감독(앞줄 왼쪽 7번째)이 이끄는 대표팀은 6월 7일(한국시간) 캐나다에서 개막하는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에서 사상 첫 승과 16강 진출을 목표로 한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여자축구대표팀 캐나다월드컵 출정식

윤덕여 감독 “제자들 위해 값진 역사 쓸 것”
선수들 댄스·코믹 포즈 폭소…단복도 공개

태극낭자들이 위대한 도전을 앞두고 있다.

12년 만에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에 나서는 축구대표팀이 18일 서울 광화문 KT올레스퀘어에서 출정식을 갖고, 2015 캐나다 여자월드컵 선전을 다짐했다. 2003년 미국 대회 이후 모처럼 월드컵 본선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대표팀의 사기 진작과 열기 조성을 위해 마련된 이번 출정식에는 윤덕여 감독을 중심으로 한 선수단 이외에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대한축구협회 임직원, 팬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출정식을 끝으로 모든 국내 일정을 소화한 여자대표팀은 20일 전지훈련지 미국으로 출국, 31일 미국여자대표팀과 A매치를 치른 뒤 6월 4일 캐나다로 이동한다. 한국은 브라질(6월 10일)∼코스타리카(6월 14일)∼스페인(6월 18일)과 대회 조별리그를 펼친다.


● 모두를 위해!

여자대표팀을 위한 출정식은 처음이었다. 남자축구는 월드컵 등 국제대회를 앞두고 국내 A매치를 활용해 성대한 출정식을 가져왔다. 물론 여자축구 현실에서 이를 바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최대한 예우를 했다. 당초 적당한 규모의 카페를 섭외할 계획이었지만 공식 후원사 KT가 장소를 제공해 걱정을 덜게 됐다.

전날(17일)까지도 선수단 분위기는 좋았다. 공식 행사만으로 충분히 행복해했다. 하지만 행사 당일 오전, 뜻밖의 일이 터졌다. 여민지(스포츠토토)의 부상 낙마 소식이 전해졌다. 웃음이 사라진 훈련캠프도 어수선해졌다. 윤 감독은 “(여)민지를 위해, 또 끝까지 우리와 함께 할 수 없던 다른 제자들을 위해서라도 값진 역사를 쓰고 싶다”고 했다.

다행히 본 행사가 시작됐을 땐 미소를 되찾았다. 선수별 소개가 이뤄지자 각기 독특한 포즈와 댄스 등으로 좌중에 웃음을 선사했다. 감동도 있었다. ‘한국에서 여자축구 선수로 사는 것’이란 물음에 전가을(현대제철)은 왈칵 눈물을 쏟으며 “외로운 길이었다. 지금까지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이 눈물이 헛되지 않게 감동의 축구를 보이겠다”고 약속했다.


● 정장 입은 여전사

또 다른 화제는 단복 공개였다. 제일모직 계열의 빈폴이 제작한 아이보리 색상의 단복은 올해 초부터 준비됐다. 업체 측에서 4월 러시아와 A매치 2연전 소집 기간 중 여자대표팀의 훈련캠프를 방문해 선수들의 신체 사이즈를 재는 등 치밀한 제작 과정을 거쳤다. 정확한 가격 공개는 꺼렸지만 대략 1인당 150만∼2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복 착용으로 일체감뿐만 아니라 자신이 국가대표라는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남자월드컵 출전국들도 대회 개막 전 각 유명 브랜드가 제작한 단복을 발표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한국축구는 2010남아공월드컵부터 단복을 제작하고 있다.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은 “단복을 입게 돼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며 의지를 다졌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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