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백종원, 프라이팬 아닌 ‘털털함’으로 대세가 된 남자

입력 2015-05-21 07: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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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의 법칙] 백종원, 프라이팬 아닌 털털함으로 대세가 된 남자

이름만 대면 알만한 프랜차이즈 사업체를 몇 개나 가지고 있는 인물에게서 '소탈함'과 '겸손함'을 연결시키란 쉽지 않다. 성공은 언제나 교만을 부르고 인기는 반드시 허영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종원에게 허영과 교만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MBC '마이 티비 텔레비전'을 비롯한 각종 요리 프로그램에서 백종원을 찾고 대중들이 그에게 열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일 오후 열린 올리브 TV '한식대첩3' 행사장에서는 최근 급격히 높아진 그의 달라진 위상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MC인 김성주의 말대로 사진 기자들은 백종원이 마이크를 잡을 때마다 뜨거운 플래시로 답했고 취재 기자들 역시 그에 대한 말 한마디 한마디를 기사화시켰다.


하지만 정작 백종원은 이런 분위기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 내게 큰 기대를 하고 있지 않다", "요새 들어 조심하고 있다"는 말로 인기가 높아질수록 더욱 처신에 신경을 쓰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어 그는 심사위원이라는 직책임에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도전자들과 동등한 위치에 있음을 강조했다. 백종원은 "나는 시청자들을 대신해 맛을 보고 감흥을 전달하는 역할"이라면서 "명인들의 음식은 정성과 구하기 어려운 재료로 만들어 졌다. 내 사업 아이템으로 써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또한 백종원은 자신의 요리에 대해 "나는 집에서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요리를 한다. 명인들과는 다르다"며 "사람이 항상 고급스러운 음식만 먹을 수 없지 않느냐"고 말해 본인의 요리가 일반 대중들을 향해 있음을 밝혔다.

출처= MBC ‘마이리틀텔레비전’ 캡처


이런 면은 '마리텔'에서도 종종 드러나는 부분이다. 그는 옆집 아저씨 같은 푸근한 인상과 언어로 시청자들과 만난다. 계량컵이 아니라 종이컵으로 요리를 하고 배를 갈아 즙을 내기보다 배 맛의 캔 음료를 사용해 음식을 만든다. 소탈한 언어만큼 친근한 방식으로 요리를 만들어 시청자들에게 식욕과 더불어 요리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여기에 백종원에게는 남들이 '예능대세'로 치켜 세워줘도 본업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애정이 있다. 그는 이날 행사에서도 "먹는 것에 미쳐서 학사경고를 두 번이나 받았다. 그 지식을 여기서 쓸 줄은 몰랐었다"면서 "예능대세라는 말이 잘 이해가지 않지만 많이 불러주셔서 감사할 뿐"이라는 말로 최근의 인기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백종원은 여자 연예인들이 그토록 강조하는 '털털함'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여기에 깊이를 알 수 없는 요리와 재료에 대한 지식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즉, 가장 알기 쉬운 언어로 요리라는 분야를 친근하게 받아들이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다.

한동안 요리하는 방송, 쿡방의 열기는 쉽게 식을 것 같지 않다. 이런 흐름 속에서 대세가 된 백종원의 소탈함은 그가 오래도록 방송가에서 사랑받을 충분한 이유가 되어줄 것이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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