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으로 돌아온 제주, 주황색 물결이 요동친다

입력 2015-05-22 17: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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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가 홈으로 돌아왔다.


11라운드를 마친 현재 K리그 클래식 3위에 있는 제주는 조성환 신임 감독과 함께 성공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인천-수원으로 이어진 원정 2연전에서 잇달아 패하며 주춤거렸지만 걱정은 없다. 12라운드는 홈에서 전남을 상대하기 때문이다.


제주는 홈에서 자신감이 더 업그레이드된다. 올 시즌 홈에서 치른 5경기에서 4승 1무를 기록, 전북(5전 전승) 다음으로 높은 홈 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홈 평균 관중수도 1만20명을 기록해 흥행몰이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랜 친구 사이인 조성환 감독과 노상래 감독의 재대결, 그리고 전남을 상대로 지난 3년 간 압도적인 성적(7승 2무, 홈 4승 1무)을 기록 중인 제주의 천적 관계로 관심을 모으는 이번 핫매치는 5월 23일 오후 3시 KBS1 TV를 통해 생중계된다.


■ 홈의 절대강자 제주, 대체 비결이 뭐니?


안방에서 제주가 두려운 상대는 없다. 올 시즌 홈 개막전이었던 부산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을 뿐, 이후 대전과 포항, 광주, 울산을 차례로 꺾으며 4연승을 달렸다. 원정에서 승리가 없는 것(2무 4패)이 아쉬운 부분이지만 홈에서의 막강한 승률은 제주를 3위로 끌어 올려놨다. 대체 제주의 홈 강세는 어디서 솟아날까?


하나, 맹렬한 공격축구


제주는 K리그에서 공격축구를 펼치는 대표적인 팀이다. 11라운드까지 155회의 슛을 기록, 전북과 수원에 이어 리그 3위를 기록 중이다. 유효슛 비중도 30%를 가볍게 돌파해 효율성도 높다. 12골을 넣어 팀 득점에서는 6위를 기록 중이다. 제주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패스축구도 여전히 유효하다. 평균 462.2회의 패스를 시도하고 71.8%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홈에서는 기세가 더 올라간다. 홈 5경기에서의 평균 패스는 488회에, 성공률은 74.2%로 원정 경기의 평균 436.4회, 69.4% 성공률보다 더 월등하다.


둘, 높은 집중력


제주가 홈에서 무서운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골에 대한 높은 집중력이다. 11경기에서 11골을 기록하며 경기당 1.0골을 기록 중이지만 홈에서는 경기당 득점이 2.0골로 상승한다. 대전전에서는 7개의 유효슈팅 중 5개를 성공시키며 5-0 대승을 거뒀다. 울산전에서도 4개의 유효슈팅 중 2개를 성공시키며 2-1 역전승에 성공했다. 다만 원정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 조성환 감독은 생각의 차이를 원인으로 꼽았다. “원정에서도 좋은 내용을 보이고 있지만 결정력이 떨어진다. 홈에서처럼 위닝 멘탈리티를 갖고 이기는 습관을 쌓는 게 중요하다”는 게 조성환 감독의 분석이었다.


셋, 뜨거운 홈 분위기


제주 선수들로 하여금 홈에서 더 집중력 있는 경기를 하게 만드는 건 뜨거운 분위기다. 올 시즌 제주는 홈에서 치른 5경기에 5만99명을 불러들였다. 평균 1만20명으로 홈 평균관중이 전년 대비 49.2%나, 전년 동기간 대비 59.8%나 증가했다. 울산과의 9라운드에는 2만13명의 관중이 모여 2012년 K리그 실관중 집계시스템이 도입된 뒤 홈경기 최다 관중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수년 간 스포테인먼트를 표방하며 홈 관중 유치에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 온 제주 구단이 이룬 중요한 성과다. 제주의 홈경기는 축구 외에도 많은 즐길 거리를 제공해 제주도민들의 축구테마파크로 자리 잡았다.


■ 드디어 이룬 제주의 오랜 꿈, 주황색 머리의 감독


제주에겐 수년 전부터 꿈이 있었다. 2만 관중 돌파 시 전임 박경훈 감독은 제주의 상징색인 주황색으로 머리를 염색하겠다는 공약을 했었다. 하지만 프런트와 선수단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주는 늘 2만명 돌파 직전에서 기록이 멈추고 말았다. 그리고 지난 울산과의 9라운드에서 제주는 그토록 오랜 시간 열망했던 2만명을 넘어선 홈 관중을 기록했다.


박경훈 감독은 떠났지만 후임으로 현재 팀을 이끌고 있는 조성환 감독이 공약을 대신 달성한다. 홈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고 새로운 미션인 관중 2만5천명 돌파를 위해 전남전을 앞두고 주황색으로의 머리 염색을 하기로 결정했다. 염색 스프레이 혹은 가발이 아닌 실제 주황색 염색을 위해 조성환 감독은 20일 전문 헤어샵에서 탈색까지 감행(?)했다.


조성환 감독은 “조금 부끄럽기도 하지만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염색하기로 결정했다. 제주월드컵경기장이 주황색 물결로 가득 차는 그날까지 선수들과 구단프런트와 더 열심히 뛰겠다”라고 말했다.


■ 조성환과 노상래, 두 감독이 든 에이스 카드는?


로페즈


슈팅 수 공동 1위(32개), 어시스트 공동 3위(3개)
올 시즌 새로 합류한 로페즈는 넓은 활동 반경에 적극적인 공격 시도로 골과 도움에 모두 능하다. 지난 시즌 외국인 공격수의 잇단 실패로 쓴 맛을 봤던 제주는 로페즈의 빠른 적응과 활약으로 웃음꽃이 폈다.


윤빛가람


키패스 5위(21개), 패스 시도 3위(636회)
제주에서 3년차를 맞은 윤빛가람은 지난 시즌 부활의 기미를 보였고, 올 시즌에도 조성환 감독 축구의 중심이 되고 있다. 컴팩트한 축구를 위한 적극적인 압박을 불사하는 동시에 여전히 뛰어난 패스 실력을 선보이는 중이다.



스테보


공중볼 경합 2위(135회), 슈팅 수 공동 5위(30회)
지난 시즌 전남 소속으로 K리그에 복귀한 스테보는 13골을 기록, 1골 차로 아쉽게 득점 2위를 기록했다. 올 시즌도 여전히 전남 공격의 핵을 맡으며 뛰어난 공중볼 능력과 파워풀한 플레이로 정상급 공격수로 인정받고 있다.


안용우


크로스 수 3위(48회), 드리블 수 1위(46회), PA 진입 5위(29회)
지난 시즌 혜성처럼 등장, 6골 6도움을 기록한 안용우는 2년차 징크스를 이겨내며 변함 없는 활약을 이어가는 중이다. 탁월한 왼발을 이용한 크로스와 위력적인 드리블로 K리그를 대표하는 측면 공격수로 올라섰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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