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쭉날쭉 김광현, 왜 그럴까?

입력 2015-06-04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광현.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6이닝 못 채운 경기 벌써 6차례
좌우 코너워크 안 되는 날에는 특히 고전
이닝 소화 능력 향상·평정심 유지 과제

SK 에이스 김광현(28)은 누가 뭐래도 KBO리그 최고 투수 중 한 명이다. 경력, 구위, 스타성 등에 걸쳐서 KBO리그의 아이콘으로 모자람이 없다. 이런 김광현의 3일까지 성적은 11경기에서 6승1패, 방어율 4.55다. 61.1이닝을 던져 삼진 58개를 잡고 있다. 투구이닝도, 이닝당 출루허용(WHIP·1.43)도 모두 10위권 밖이다. 다른 투수가 아니라 김광현이라 납득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 몸의 밸런스

올 시즌 김광현에게 가장 걸리는 부분은 잘 던지는 경기와 그렇지 못한 날의 기복이 심하다는 사실이다. 5월 1일 KIA전(7.2이닝 1실점 무자책), 5월 8일 삼성전(7이닝 무실점), 5월 27일 롯데전(6이닝 무실점)처럼 ‘언히터블’ 에이스의 면모를 보인 적도 있지만 6이닝을 못 채운 경기도 6차례에 달한다. 지난달 31일 넥센전 도중에는 김용희 감독이 김광현을 따로 불러서 넥센 좌완 에이스 앤디 밴 헤켄의 투구에 대해 조언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 감독은 “네가 저 투수보다 떨어지는 점이 몇 개나 있느냐? 그런데 저 투수가 저렇게 긴 이닝을 던지는 점을 생각해보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김광현은 2일 수원 kt전에서 4.1이닝 9안타 4볼넷 6실점이라는 시즌 최악의 투구로 개인통산 90승 달성을 다음으로 미뤘다. 2아웃만 더 잡으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에도 불구하고 교체한 것은 김 감독의 실망감 표현이었다. SK 코칭스태프는 “이렇게 피칭이 널뛰기를 하는 것은 밸런스가 일정하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좌우 코너워크가 안 되는 날, 공이 몰리면 집중타를 맞는다”고 지적했다.


● 마음의 밸런스

김광현은 9이닝당 탈삼진 비율(8.51개)과 볼넷 비율(4.26개)에서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속 150㎞의 강력한 직구를 지니고 있지만, 코너워크가 안 되는 날은 고전하고 있음이 이 두 가지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SK 김상진 투수코치는 “결국 김광현이 컨디션이 안 좋은 날, 어떻게 꾸역꾸역 막아주느냐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생각대로 풀리지 않을 때 평정심을 잃는 부분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KIA 양현종의 경우 9이닝당 볼넷 비율은 김광현보다 높은 4.50개에 달하지만, 방어율은 1.67(70이닝 투구)이다. 꾸역꾸역 막고 있다는 얘기다. 김 코치는 “광현이가 삼진이나 구속에 대한 욕심을 많이 버렸다. 팀을 위해 이닝을 생각하고 있다”며 “더 착실히 준비해서 다음 등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에이스가 스스로 답을 찾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수원|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