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빅뱅vs엑소…고래싸움에도 ‘새우등은 안 터진다’

입력 2015-06-04 09: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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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사진|YG엔터테인먼트

국내 가요계를 대표하는 두 그룹 빅뱅과 엑소의 매치가 성사되면서 모처럼 가요계가 활기를 띄고 있다.

명실상부 최고의 인기그룹으로 손꼽히는 빅뱅과 엑소답게 이들의 신곡 ‘BANG BANG BANG’와 ‘LOVE ME RIGHT’는 공개 직후 나란히 음원 차트 올킬을 달성하며 엎치락뒤치락하는 순위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이슈적인 측면이나 인기도적인 측면 모두 현 가요계의 주인공은 분명 빅뱅과 엑소이지만, 이들의 빅매치는 단순히 자신들만의 싸움이 아니라 가요계 전체적인 상승효과를 불러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실 그동안 빅뱅과 엑소는 여타 가수들에게 ‘피해가야 할 1순위’로 꼽히는 그룹들로,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모든 이슈를 빨아들인다는 의미에서 ‘블랙홀’이라고 불리기까지 할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가요계의 흐름을 보면 이들만 아니면 나름대로 상위권을 노려볼만한 힘을 지니고 있는 가수들도 굳이 시기를 피해가지 않는 모습이다.

실제 빅뱅과 엑소의 음원발표 전후로 6년만의 컴백으로 관심을 모았던 크라운제이와 아이유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핫데뷔를 치른 하이포, 미스틱 이적이후 첫 앨범을 발표하는 장재인, 에이핑크와 비투비가 만난 김남주x육성재, 저력의 음원강자 포맨, 2년 6개월만에 가수로 돌아온 은지원 등 충분한 고정 팬덤이나 음원파워, 이슈성을 지니고 있는 가수들이 줄줄이 신곡을 내놓았다.

그렇다고 이들이 빅뱅과 엑소를 뛰어넘는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자들은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가요 관계자는 “저기는 저기 우리는 우리다. 빅뱅이나 엑소와 우리의 소비 계층은 차이가 있다”라며 “빅뱅과 엑소가 아무리 1등을 계속 차지한다고 해서 우리 쪽 팬들이 갑자기 빅뱅이나 엑소의 팬이 되는 것도 아니고, 금전적으로 큰 손해를 입거나 피해를 보는 것도 아니다. 약간의 순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결과치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이런 빅매치에 대한 관심이 가요계의 전반적인 상승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도 있었다.

한 관계자는 “빅뱅과 엑소가 화제가 될수록 사람들은 이들의 노래를 들어보려 할 것이고, 음원 사이트의 특성상 추천곡이나 순위차트에 올라와 있는 곡을 들을 연속 재생할 경우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즉, 다른 가수들의 순위는 변동이 없거나 낮아지더라도 플레이수는 더 많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마찬가지로 주말 음악순위 프로그램에 거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해외 송출과 유튜브 등을 통한 2차적인 파급력이 있다고는 하지만 현재 주말 음악 프로그램 시청률은 2~5%대에 불과하며, 이는 팬들 외에는 보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

물론 아무리 빅뱅과 엑소라고 하지만 눈에 띄는 시청률 상승의 효과를 바라기는 힘들다. 하지만 평소 자녀나 동생, 친구들이 보던 음악방송을 무심코 지나쳤던 사람들도 빅뱅과 엑소로 인해 관심을 갖게 될 수 있고, 이는 자연스럽게 다른 그룹의 무대를 접하고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대중문화 평론가 강태규 씨는 “빅뱅과 엑소의 대결은 가요계와 아이돌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을 끌어올릴 계기가 될 수 있다”라며 “빅뱅과 엑소에 가장 열광하는 주요 소비층과 연령대는 분명 10대와 20대이다. 하지만 이 10대와 20대를 가장 주의 깊게 보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40대와 50대들이다. 즉 (빅뱅과 엑소의 동시 활동으로 인해)10대가 열광하는 아이돌 시장에 관심을 갖는 4~50대 기성세대들이 늘어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라고 분석했다.

엑소, 사진|SM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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