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동생·아는 형…불법 스포츠도박 ‘검은 덫’은 지인들이었다

입력 2015-06-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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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동아DB

야구 박현준·김성현 지인 통해 승부조작
강동희 전 감독도 아는 동생들 통해 가담
경찰 “억대 스포츠스타 불법도박 먹잇감”

국내 프로스포츠는 모두 불법 스포츠 도박과 관련된 승부조작으로 한바탕 홍역을 앓았다. 야구, 축구, 배구는 선수들의 승부조작 가담으로 충격에 휩싸였고, 농구는 감독의 승부조작 연루로 더 큰 파장을 낳았다.

불법 스포츠 도박과 승부조작을 뿌리 뽑기 위해 각 종목 연맹(협회)은 매년 1∼2차례씩 코칭스태프, 선수, 구단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교육을 진행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이를 근절하기 위해선 선수, 감독 등 개인 차원의 각별한 주의가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그동안 불법 스포츠 도박, 승부조작에 연루돼 영구제명된 선수들이나 감독들에게는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 스포츠맨십을 저버린 채 불미스러운 일에 말려들기 시작한 것이 모두 지인들을 통해서였다는 점이다.

프로야구 승부조작으로 야구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긴 박현준(전 LG)은 김성현(전 LG)을 비롯한 지인들을 통해 승부조작에 손을 댔으며, 2013년 국내농구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강동희 전 동부 감독 역시 ‘아는 동생’들과의 금전 문제에서 촉발된 승부조작 가담으로 자신은 물론 한국프로스포츠에 커다란 생채기를 내고 말았다.

최근 불법 스포츠 도박 및 승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전창진 KGC 감독도 마찬가지다. 전 감독은 ‘친한 동생’들과의 채무관계에서 문제가 생기면서 경찰 수사를 받기에 이르렀다. 전 감독의 경우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경찰 수사 또한 여전히 진행 중이라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지만, 지인들을 잘못 둔 탓에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면서 이미 ‘프로농구 명장’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고 볼 수 있다.

종목별 협회·연맹과 구단에서 불법 스포츠 도박의 폐해에 대한 교육을 시킬 수는 있지만, 선수·코칭스태프의 사생활까지 시시콜콜 제어할 순 없다. 주변 사람 관리는 전적으로 각자의 몫이다. A선수는 “몇 년 전 평소 알고 지냈던 형이 전화해 ‘돈 벌게 해줄 테니 경기에서 몇 가지만 내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느냐’고 하더라.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며 끊었다.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이처럼 불법 스포츠 도박의 손길은 선수들의 주변 곳곳에 뻗쳐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억대의 연봉을 받는 스포츠선수들도 불법 스포츠 도박을 벌이는 이들의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다. 이들은 다각도로 선수들에게 접근한다. 선수는 ‘지인과 식사만 했을 뿐’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이들이 경찰에 잡혀 수사 받을 때는 해당 선수의 이름을 언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인간관계를 넓혀가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상대방의 무조건적 호의에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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