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 치면 헬멧 ‘툭툭’, 두산 세리머니의 의미는?

입력 2015-06-1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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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두산 오재원. 스포츠동아DB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두산 오재원. 스포츠동아DB

최근 두산 타자들이 안타를 치고 누상에 나가면 헬멧 위를 주먹으로 툭툭 두드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덕아웃의 동료들을 향해 “해냈다”고 보내는 작은 수신호다. 1번타자 민병헌부터 9번타자 김재호까지 모든 타자들이 다 그렇게 했다. 알고 보니 이 세리머니 뒤에는 두산 선수단의 ‘단합’ 의지가 숨어 있었다.

두산 김재호는 10일 “지난 5~6일 목동 넥센전에서 아쉬운 2패를 당한 뒤 캡틴(오재원)이 먼저 제안했다. 안타 하나를 치고 맥없이 그냥 들어올 게 아니라, 좀 더 활기차게 경기에 열정을 쏟아보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타자들만의 약속도 아니다. 마무리투수 노경은 역시 9일 잠실 LG전에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뒤 모자 위를 툭툭 두드리며 같은 세리머니를 했다. 팀 전체가 하나가 된 것이다.

두산은 최근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다. 성적은 여전히 상위권을 지키고 있지만, 더 위로 치고 올라갈만하면 악재가 발생하거나 주축 선수가 부진해 발목을 잡혔다. 개막 전부터 지금까지 부상 선수도 끊이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늘 든든했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까지 어깨 충돌 증후군으로 9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손목이 좋지 않은 김재호처럼 크고 작은 통증을 참아가며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도 많다.

이런 때일수록 뭉쳐야 산다. 선수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김재호는 “다같이 힘을 내고 서로 기운을 북돋아주자는 의미가 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두 다 함께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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