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주원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 하고 싶어”

입력 2015-06-12 16: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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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주원은 ‘전설의 마녀’와 ‘달려라 장미’에서 잇따라 병상 연기를 펼친것에 대해 “가만히 누워만 있으니 쉬워 보이겠지만 보통의 연기보다 표현하는 게 훨씬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2003년 SBS 드라마 ‘때려’로 데뷔해 어느덧 연기 12년차를 맞은 배우 고주원. 그는 최근 종영한 SBS 일일드라마 ‘달려라 장미’(극본 김영인·연출 홍창욱)에서 재벌 3세 ‘황태자’ 역을 맡아 열연했다.

고주원은 “오랜만에 인터뷰를 하게 됐다”며 시종일관 진지한 태도로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놨다. 8개월의 대장정을 막 끝내고 조금은 지친 기색이었지만 “작품을 잘 마쳐 시원하다”며 “‘달려라 장미’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린 계기가 된 작품”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초반부터 3분의 1까지는 밝은 태자의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요. 애드립도 많이 해볼 수 있었고 스스로도 새로운 연기를 보여준 것 같아 만족해요. 그런데 민주(윤주희 분)랑 엮이면서 극이 진지해지고 갈등이 심화된 탓에 초반 태자의 발랄한 모습을 많이 못 보여드렸어요. 그 부분은 조금 아쉬워요.”

하지만 극 후반 민주의 악행을 알게 되고 감정을 토해내는 산부인과에서의 연기는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며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 꼽기도 했다.

“그 장면은 정말 시원하게 연기한 것 같아요. 그동안 당한 것과 못 낸 화를 한꺼번에 감정으로 풀어 냈으니까요.”


고주원은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 변화에 대한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한 듯 보였다. 서강대 경제학과 출신인 그에게는 항상 ‘엄친아’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그동안 맡았던 역들도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이미지가 고착화 되면서 다양한 연기 변신에 제약이 있었던 까닭이다. 오랜 고민이었다.

“소시오패스나 바보 캐릭터를 하고 싶기도 해요. 모든 걸 내려놓고 연기할 수 있는, 포장된 것 보다는 날 것 같은 그런 캐릭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친아 이미지를 무조건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어떤 한 가지 모습을 잘하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나름대로의 고민이 느껴지는 연기 철학을 드러냈다.

“어쨌든 무슨 역이든 맡은 연기를 완벽하게 해내는 배우 고주원이 되고 싶은 거죠. 그러려면 더 노력하고 고민 해야겠죠?”(웃음)

연기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늘어놓던 그는 브라운관을 벗어나 스크린과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는 희망도 내비쳤다.

“제가 연영과 출신이 아니라서 항상 선배들이 ‘너는 꼭 무대를 경험하면 다른 느낌의 배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세요. 경험을 한 번 해보고 어떤 느낌인지 알고 싶어요. 무대에 오를 생각은 항상 하고 있고 조만간 무대에서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 “결혼에 대한 생각을 안 할 수 없다”며 “결혼은 2년 뒤 쯤 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금 35살이니까 37, 38 쯤에는 하고 싶어요. 그런데 결혼이라는 게 혼자 하는 게 아니니까요. 막연하게 저 혼자 언제 결혼할래 해봤자...” 라는 말에서는 약간의 씁쓸함이 드러났다.

또 어떤 여성을 아내로 맞고 싶냐는 질문에는 “나와 잘 맞고 친구 같은 느낌이 있고, 어른한테 잘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며 “어렸을 때는 그걸 잘 몰랐는데 나이가 들다 보니까 부모님한테 잘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더라”라고 대답했다.


대중 앞에 20대의 배우 고주원과 30대의 배우 고주원의 모습을 보여준 지금, 40대의 배우 고주원도 크게 변화하지는 않을 거라며 마지막으로 소박한 목표를 전했다.

“오랫동안 현장에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누군가 시청률이 많이 나오고 1000만 관객을 동원하는 영화 한 작품 할래? 오래갈래? 묻는다면 오랫동안 하고 싶다고 할 것 같아요. 오래 현장에 남아서 많은 캐릭터를 만나고 싶고 많은 배우·스태프들과 인연을 맺고 싶어요. 그게 배우에게는 가장 소중한 경험이자 재산인 것 같아요.”

동아닷컴 권보라 기자 hgbr36@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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