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해진 김효주 “복근도 다시 생겼어요”

입력 2015-06-1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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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가 12일(한국시간) LPGA투어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1라운드 경기 후 어프로치 연습을 하고 있다. 아래 작은 사진은 함께 투어생활을 하며 딸의 영양보충을 책임지고 있는 부친 김창호씨의 백팩과 간식. 스포츠동아DB

■ ‘KPMG 위민스’서 2개월만에 다시 만난 김효주의 변신


페테르센 러닝 모습 보고 체력훈련 자극
매일 웨이트트레이닝…몸 더 좋아져
아버지가 만들어 준 한식은 최고의 보약
“대회 부담? 제게 그런 게 있을리가 있나요”


김효주(20·롯데)가 변했다. 앳된 얼굴에 소녀 같았던 모습은 사라졌고 탄탄한 근육질에 어른스러움이 물씬 풍겼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1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해리슨의 웨스트체스터 골프장(파73)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총상금 350만 달러) 1라운드를 마친 김효주와 18번홀 그린 옆에서 잠시 얘기를 나눴다. 김효주와의 만남은 4월 초 제주에서 열린 롯데마트여자오픈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한 눈에 봐도 그때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그의 탄탄해진 몸이다. 김효주는 손으로 살짝 배를 만지면서 “매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다보니 사라졌던 복근이 다시 생겼다”며 수줍게 웃었다. 그리고는 “체중은 예전과 변화가 없지만 운동량을 늘리다보니 근육이 생기고 있다. 요즘 들어 부쩍 ‘몸이 좋아진 것 같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 어깨도 쩍 벌어진 느낌이다”며 자랑했다.

체력에 특별히 신경 쓰게 된 이유가 있다. 한 시즌을 무리 없이 소화하기 위한 김효주만의 비법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이유는 외국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으려는 속내도 있다.

“투어를 다니다보면 주로 호텔에서 생활하는 데 경기가 끝난 뒤에 대부분의 선수들이 피트니스 센터에 모인다. 그러면서 다른 선수들은 어떻게 운동하고 있는지 보게 되는데 다들 장난이 아니다. 특히 수잔 페테르센이 러닝하는 모습을 보면 입이 벌어질 정도다. 어쩌다 그녀가 티셔츠를 입은 모습을 보게 됐는데 배에 군살 하나 없었다. 남자도 아닌데 배 사이로 살짝 골이 패인 게 눈에 들어왔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 역시 가만히 쉴 수만은 없었다. 지난 겨울 동계훈련 때 많은 체력훈련을 했지만 투어를 뛰면서 다시 한번 체력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

체력훈련 만큼 영양보충도 중요하다. 김효주에겐 ‘아빠표’ 한국음식이 보약이다. 함께 투어생활을 하고 있는 부친 김창호씨는 딸의 요리사 겸 영양사다. 음식점을 운영했던 김씨의 요리 솜씨는 다른 선수와 부모들 사이에서도 꽤 유명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김씨는 돼지 등뼈를 사와 찜을 해줬고 민어 3마리를 구해와 딸에게 먹였다. 김씨는 “외국에서 투어생활을 하려면 무엇보다 밥이 중요하다. 잘 먹고 잘 쉬는 것보다 더 좋은 건 없다”며 딸의 체력관리 비법을 소개했다.

경기 중 챙겨 먹어야 할 간식을 준비하는 것도 김씨의 몫이다. 그는 딸이 경기를 시작하면 작은 백팩을 어깨에 메고 따라간다. 백팩 안에는 바나나와 딸기에 꿀과 우유를 넣고 갈아 만든 주스 4병과 과일, 주먹밥, 얼린 생수 등으로 가득하다. 간식을 먹는 시간도 정해졌다. 경기 시작 후 2시간 정도가 되면 살짝 허기가 질 시간이다. 이때 주스 2병과 과일 등을 전달한다. 그리고 9번홀을 마치면 주먹밥(김과 각종 재료를 넣고 만듦)과 나머지 주스를 캐디에게 전달하면 임무 끝이다.

외모는 변했지만 김효주 특유의 솔직한 말투는 그대로였다. “메이저 대회인데 부담은 없느냐”는 질문에 “제가요? 제가 그럴 것 같아요. 저 잘 아시잖아요”라고 되물었다. 그럴 김효주가 아니다. 2개월 만에 미국에서 만난 김효주는 그 전보다 훨씬 더 강해졌다.

해리슨(미 뉴욕주)|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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