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의 콜라보레이션’ 박규리, 9년차 아이돌의 ‘재발견’

입력 2015-06-15 15: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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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한류아이돌 카라의 박규리와 외국에서 먼저 주목한 일렉트로닉 듀오 프롬 디 에어포트의 만남으로 관심을 모은 '어린왕자'가 15일 공개됐다.

이제는 가요계에서 콜라보레이션이 그리 새롭지 않은 일이라곤 하지만 카라와 프롬 디 에어포트의 협업은 조금 더 특별해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카라의 멤버가 외부 아티스트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것은 극히 드문 일이며, 실제 박규리가 DSP가 아닌 아티스트와 협업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콜라보레이션의 대상인 프롬 디 에어포트는 국내외에서 그 음악성을 충분히 인정 받았다고 하지만 아직 대중적인 인지도가 낮은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으로, 이슈를 위해 다른 유명 가수들과 협업을 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과감한 선택 만큼이나 그 결과물도 지금까지 박규리가 불러온 음악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싱글 '어린왕자'에는 'Return'과 '어린 왕자' 두 곡이 수록됐으며, 둘 모두 프롬 디 에어포트 특유의 경쾌한 일렉트로닉사운드를 기반으로 'Return'의 경우 일렉트로닉 록의 사운드가, '어린 왕자'에는 팝적인 느낌이 조금 더 강조됐다. 여기에 박규리는 맑고 청아한 목소리 더해지면서 몽환적이고 청량감 넘치는 사운드가 완성됐다.

물론 박규리는 그동안 카라의 메인보컬로 꾸준히 노래를 불러왔지만 그룹내에서 자신의 파트는 한정돼 있을 수 밖에 없었고 또 아이돌 댄스곡에선 자신의 목소리가 지닌 매력을 충분히 보여주기 힘든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번 싱글을 통해 박규리는 8년이란 시간동안에도 미처 다 보여주지 못한 자신의 목소리를 온전히 드러내며 '박규리의 재발견'을 이뤄내고 있다.

프롬 디 에어포트 측의 한 관계자는 이범 콜라보레이션에 대해 "최근 박규리가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고, 프롬 디 에어포트의 멤버 마일로가 기타레슨을 해줬다"며 "레슨을 하면서 박규리가 아이돌 음악이 아닌 이쪽 음악을 해보고 싶어했고, 이를 계기로 콜라보레이션이 성사됐다"라고 이들이 만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어 그는 "박규리가 여러 장르의 음악에 접근하려는 마음이 크더라"라며 "또 함께 작업을 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목소리가 잘 어울려서 깜짝 놀랐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실제 '어린 왕자'가 발표된 이후 음악사이트 등에는 '목소리 좋다', '취향저격 대박', '카라와는 또 다른 신선한 음색' 등 호평이 줄을 잇고 있다.

음악적인 발전과 평가를 모두 얻은 '어린 왕자'이지만 이슈를 노리고 만든 음원이 아닌 만큼 차트 성적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박규리가 카라로 데뷔해 활동한지 햇수로 벌써 9년차에 접어들었고 이제와서 새로운 길을 찾아낸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이번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박규리는 새로운 길을 찾는데 성공했고 또 충분히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번 콜라보레이션이 굳이 성적의 성패를 따지지 않고도 박규리에게 또 멀리는 카라에게도 의미있는 작업으로 기록될 이유이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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