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타자 상대 중 투수 부상 땐 같은 유형으로 교체해야

입력 2015-06-18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6회초 무사에서 롯데 김주현 타석 때 넥센 선발 김택형이 부상으로 교체되고난 뒤 첫타자는 같은 좌완투수가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는 규정에 의해 교체투수 김대우가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16일 김택형과 김대우 교체 불발 왜?

1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롯데-넥센전에선 이닝의 첫 타자를 상대하던 투수가 교체될 경우와 관련된 보기 드문 사례가 나왔다. 넥센이 4-1로 앞선 6회초 롯데 공격. 김주현 타석 볼카운트 1B-1S서 넥센 좌완 선발투수 김택형이 갑자기 덕아웃에 사인을 보냈다. 5이닝 동안 19타자를 맞아 3안타 1홈런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던 도중이었다. 왼손 검지에 물집이 잡혀 더 이상의 피칭이 불가능했다. 넥센 손혁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상태를 점검했다. 덕아웃에 교체 사인을 냈고, 심판에게도 통고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불펜에서 준비하고 있던 잠수함투수 김대우를 올렸다.

김대우가 마운드에서 몸을 푸는 동안 롯데 이종운 감독이 뛰어나와 심판에게 어필했다. 이 감독은 KBO 대회요강 제15조를 들었다. 경기 스피드업과 관련 있는 제15조는 ‘타순표의 교환 및 발표’와 관련된 사항이다. 이 가운데 2항의 ‘나, 다’ 항목에 해당됐다. ‘경기 중 선발 또는 구원투수가 심판진이 인정하는 명백한 부상으로 인해 등판 후 첫 타자 또는 그 대타자가 아웃되거나 출루하거나 공수교대가 될 때까지 투구할 수 없게 된 경우에도 교체가 가능하다. 단 교체는 투수 타자 모두 같은 유형이어야 한다’고 돼 있다.

이 규정대로라면 넥센은 투수 엔트리에 있는 선수 중 왼손투수를 올리는 것이 맞다. 이 감독의 어필을 받아들인 심판도 넥센에 통고했다. 결국 몸을 풀던 김대우는 내려갔고, 왼손 이상민이 급히 불펜에서 호출됐다. 준비가 덜 된 탓인지 이상민은 김주현에게 안타를 맞았고, 이후 덕아웃에서 대기하던 김대우가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김대우도 짐 아두치에게 빗맞은 안타를 허용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넥센은 6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로 향하는 길을 닦았다.

이날 상황은 넥센 불펜에 많은 투수가 남아 있어서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이미 많은 투수를 쓴 뒤 불펜에 같은 유형의 투수가 없을 경우에는 어떨까. ‘라’ 항목에 해답이 있다. ‘좌우 동일한 유형으로 투구하는 투수가 없을 경우는 예외’라고 돼 있다. ‘나, 다, 라’ 항목은 타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