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베이스볼] kt 정대현을 바꾼 조범현 감독과 장성우

입력 2015-06-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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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정대현. 수원|김종원기자 won@donga.com

최근 3연승 등 kt 특별지명 후 연이은 호투
조범현 감독, 무너진 경기 후 책임감 주문
장성우 “볼끝 좋다…자신감 가져라” 조언

kt 정대현(24·사진)은 만년 유망주였다. 2010년 두산에 입단했을 때만 해도 좌완에 키 186cm-몸무게 97kg의 빼어난 신체조건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고질적 제구 불안으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지난해 kt의 20인 외 특별지명을 통해 팀을 옮긴 뒤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5월 28일 잠실 LG전에서 7이닝 무실점의 빼어난 투구로 시즌 첫 승을 거두더니 6월 3일 수원 SK전(7이닝 2실점), 9일 사직 롯데전(5이닝 2실점)에서 잇달아 호투하며 3연승을 달렸다. 16일 수원 NC전에서도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7이닝 4안타 4탈삼진 2실점으로 쾌투했다. 방어율도 2.98로, 정규이닝을 채운다면 단숨에 2위로 올라설 수 있다. 정대현이 이처럼 달라질 수 있었던 데는 kt 조범현 감독과 포수 장성우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었다.


● 장성우 “자신 있게 던져라!”

정대현은 호투 후 항상 포수 장성우(25)를 거론한다. “(장)성우 형이 던지라는 대로 던졌다”며 고마움을 전한다. 장성우는 “내가 (kt로 이적해)와서 투수들이 잘하는 게 아니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어린 투수들에게 ‘자신 있게 던지라’고 강조는 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산 유희관은 평균 구속이 130km대에 머물지만 그를 상대해본 타자들은 공통적으로 “생각보다 공이 빠르다. 전광판에는 130km가 찍히는데 느끼는 건 140km 같다”고 말한다. 130km대 느린 공이라도 워낙 자신 있게 던지다보니 체감 속도가 빠르다는 얘기다. 장성우도 “‘내 공은 아무도 못 쳐’라고 자신 있게 던지는 것과 ‘맞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으로 던지는 건 결과가 다르다”며 “(정)대현이 공은 구속이 130km대지만 볼끝이 지저분하고 힘이 있다. 그래서 자신 있게 던지라고 말해줬다. 결과가 좋다보니 스스로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고 귀띔했다.


● 조범현 감독 “책임감 가져라!”

조범현 감독은 정대현에게 “책임감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사실 정대현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군대에 갈 예정이었다. 그러다보니 훈련이 늦어졌다. 조 감독은 “몸이 덜 올라온 상태였다. 스프링캠프에서 많이 던졌지만 모자란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3∼4이닝만 던지면서 조금씩 몸을 끌어올릴 시간을 줬다. 꾸준히 선발로 나가면서 이닝이 길어지고, 많이 던지다보니 릴리스포인트를 찾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쉽진 않았다. 중간에 호되게 혼난 적도 있었다. 조 감독은 “너무 형편없이 무너진 경기가 있었는데, (정)대현이를 불러 ‘선발로서 5일 동안 어떤 준비를 했느냐’고 물었다. ‘선발이 그렇게 던져서 동료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겠느냐. 준비기간에 선발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라’고 말해줬다. 그랬더니 스스로 느낀 게 있었던 모양이다. 계속 좋아지더라”며 흐뭇해했다.

수원|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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