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 “김하성, 노트에 꼭 적어”

입력 2015-06-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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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4회말 1사 2,3루 넥센 고종욱의 2루수 야수선택으로 홈에 들어온 김하성이 염경엽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테프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숲을 보는 염경엽 감독의 애제자 사랑


몸상태·타격 자세 체크 등 자기 극복방법 전수

넥센 염경엽 감독은 가끔 농 아닌 농을 던진다. 감독은 보통 계약기간 2∼3년 동안 구단에 머물다 가지만, 선수는 FA(프리에이전트)가 될 때까지 10년 가까운 시간을 함께 보낸다. 염 감독은 “팀을 위해 선수를 만들고, 팀에서 선수를 빌려다 쓴다”며 웃는다.

올해 넥센 최고의 히트상품은 단연 김하성(20·사진)이다. 강정호(피츠버그)가 떠나면서 빈 유격수 자리를 약관에 불과한 김하성이 차지했다. 공·수·주에서 거침없이 맹활약 중이다. 지난해에는 집중육성선수로 분류돼 거듭 ‘시험대’에 올랐고, 올해는 시즌 종주를 위해 코칭스태프의 철저한 관리를 받고 있다. 김하성이 없는 넥센은 이제 더 이상 생각하기 힘들 정도다.

염 감독은 한발 더 나아가 올해 이후를 바라본다. 틈나는 대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나무를 보기보다 숲을 보고’ 더 성장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염 감독은 선수들에게 기본기와 의식(목표)을 가장 강조한다. 프로라면 기본기야 백번 강조해도 두말할 필요가 없고, 선수가치는 곧 의식에서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험난한 파고를 경험하기 마련이지만, 그 과정을 줄이기 위해 코칭스태프가 존재한다.

특히 어린 선수들의 가장 흔한 부진은 ‘2년차 징크스’다. 염 감독은 “멋모르고 막연하게 경기를 치르면 그해는 잘 될지 모르지만, 이듬해 부진이 와도 쉽게 떨쳐낼 수가 없다”고 말한다. ‘내성을 길러야 한다’는 얘기다. 몸으로 야구를 하되, 목표의식을 갖고 항상 다음 플레이를 생각해야 한다. 염 감독이 경기를 복기하면서 노트에 빼곡히 생각을 적는 것도 실패의 반복을 막고 발전하기 위해서다.

선수들에게도 다르지 않다. 그는 “슬럼프의 관건은 얼마나 빨리 탈출하느냐다. (김)하성이는 내년 2년차를 맞는다.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노하우를 갖도록) 현재 몸 상태와 타격, 수비에서 느낀 것을 노트에 적으라고 말한다”고 귀띔했다. 비단 내년만이 아닌, 현재와 미래를 대비하는 염 감독의 책임감이기도 하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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