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는 4명의 주인공에게 집중되고 있지만, ‘프로듀사’가 빛날 수 있었던 건 조연들의 탄탄한 연기가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주연 배우들 못지 않은 커플 호흡으로, 때로는 주연들과의 신경전으로 재미를 더했다. 종영의 아쉬움이 사라지기 전, 드라마의 핵심 조연들을 다시 만나보자.
KBS2 금토드라마 ‘프로듀사’ 예지원·김종국./방송캡처
◆ 김종국 - 예지원
일명 ‘복사기 격렬 키스’는 시청자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예능국 PD 김홍순(김종국)과 행정반 직원 고양미(예지원)는 미운 정이 제대로 든 커플이다. 출세하고 싶은 PD 김홍순과 KBS 사장 딸일지도 모르는 미스터리한 그녀 고양미의 밀당 로맨스가 웃음을 자아냈다. 주연 배우들의 로맨스 못지 않은 러브라인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김종국은 예지원과의 커플 연기로 방영 전 연기력을 둘러싼 우려를 씻고 존재감 있는 조연으로 자리 잡았다. ‘김종국의 재발견’이다.
KBS2 금토드라마 ‘프로듀사’ 김선아(위)·공효진./방송캡처
◆ 김선아
김선아는 ‘뮤직뱅크’ 막내 작가 김다정 역으로 매회 눈길을 끌었다. “난 다정이만 보면 추워~”라고 노출이 심한 의상을 지적하는 탁예진(공효진)의 말처럼 김선아는 KBS 예능국의 인기녀 캐릭터를 온몸으로 표현했다. 극 후반 라준모(차태현)·백승찬(김수현) 때문에 고민하는 탁예진에게 “더 미안한 쪽을 버려”라는 조언을 하며 러브라인 향방을 예상하게 하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팀에서는 막내작가이지만 몸매로 서열을 정한다면 단연 최고참.
◆ 이주승
‘1박2일’ FD 역을 맡은 이주승은 신입 PD 백승찬이 성장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첫 촬영때 필요한 물건부터 편집하는 요령 등 방송국 생활 전반적인 부분을 가르쳐주며 백승찬에게 에너지를 불어 넣었다. 그러나 그는 방송국 요정이었다. 백승찬을 공포에 떨게 한 이주승은 SBS 새 주말극 ‘너를 사랑한 시간’ 오하나(하지원) 남동생 오대복으로 분해 촬영 중이다. ‘만나면 대박’이라 불리는 방송국 귀신 역을 소화한 그가 올 하반기 어떤 활동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KBS2 금토드라마 ‘프로듀사’ 아이유·최권./방송캡처
◆ 최권
신디 매니저 최권과 아이유의 케미는 알콩 달콩했다. 최권은 날카로운 인상과 달리 스스로를 신디의 우산남이라고 착각하는 눈치 없는 매니저 역을 몰입감 있게 소화했다. 특히 변 대표의 계략 때문에 대중의 질타를 받는 신디를 향한 울먹임은 ‘프로듀사’ 마지막회 명장면이라 할 만하다.
KBS2 금토드라마 ‘프로듀사’ 박혁권(위)·서기철./방송캡처
◆ 서기철 - 박혁권
예능국장 장인표(서기철)와 예능국 CP 김태호(박혁권)는 밥 때만 기다리는 커플이다. 대부분의 대사가 “오늘은 뭐 먹지?” “늦게 가면 줄 서”였지만 대형 소속사의 갑질엔 뼈있는 한마디를 날리며 대들보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베테랑 배우 박혁권과 KBS 아나운서 서기철의 조화는 신의 한수다. 오랫동안 스포츠(축구·육상 등) 전문 캐스터로 활동한 서기철 아나운서의 감초연기는 동료 아나운서들마저 “깜짝 놀랐다”는 반응이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