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p & Clean 캠페인] 허정무 “승부조작 사건의 아픔…잊어선 안된다”

입력 2015-06-2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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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연맹 허정무 부총재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불법 스포츠 도박 추방 선포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허 부총재는 4년 전 프로축구계를 강타했던 승부조작 사건을 언급하며 불법 스포츠 도박 근절을 당부했다. 스포츠동아DB

한국프로축구연맹 허정무 부총재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불법 스포츠 도박 추방 선포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허 부총재는 4년 전 프로축구계를 강타했던 승부조작 사건을 언급하며 불법 스포츠 도박 근절을 당부했다. 스포츠동아DB

허정무 부총재, 4년전 상처 재발방지 강조
“불법 스포츠 도박 추방 캠페인 동참 기쁘다”

“승부조작 사건은 ‘잊을 수도 없고’, ‘잊어서도 안 되는’ 큰 시련이었다. 축구계가 불법 스포츠 도박 근절에 앞장서자.”

스포츠동아가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토토와 함께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수원삼성전의 식전 공식 행사로 개최한 ‘불법 스포츠 도박 추방 선포식’. 축구계를 대표해 3만9000여 팬들 앞에 선 한국프로축구연맹 허정무(60) 부총재는 “우리 스포츠의 근간을 흔드는 불법 스포츠 도박을 근절하기 위한 ‘STOP&CLEAN’ 캠페인에 동참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문을 연 뒤 곧바로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2011년 한국프로축구는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승부조작 사건에 휘말렸고, 그해 K리그 등록선수(648명)의 10%에 가까운 50여명의 전·현직 선수들이 검찰에 기소되는 큰 상처를 입었다. 허 부총재는 굳은 표정으로 “2011년 우리 한국축구는 잊을 수도 없고, 잊어서도 안 되는 큰 시련을 겪었다. 바로 불법 스포츠 도박에서 비롯된 승부조작 사건이었다”며 뼈아픈 과거를 들춰낸 뒤 “4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의 아픔을 교훈으로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다시는 그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를 포함한 각종 스포츠 경기를 통한 불법 도박은 연간 100조원 규모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경각심을 일깨웠다.

최순호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방송인 이경규, 송대근 스포츠동아 대표이사, 장기주 FC서울 사장,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오성규 서울시설공단 이사장(앞줄 오른쪽 4번째부터 왼쪽으로)이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불법 스포츠 도박 추방 선포식’을 마친 뒤 FC서울, 수원삼성 선수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최순호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방송인 이경규, 송대근 스포츠동아 대표이사, 장기주 FC서울 사장,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오성규 서울시설공단 이사장(앞줄 오른쪽 4번째부터 왼쪽으로)이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불법 스포츠 도박 추방 선포식’을 마친 뒤 FC서울, 수원삼성 선수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이란 값진 열매를 따냈던 허 부총재는 한국축구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축구계의 큰 어른. 그는 이어 후배 코칭스태프, 선수들, 나아가 축구팬들에게 애정 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불법 스포츠 도박은 스포츠의 근본정신을 뿌리째 흔들 뿐만 아니라 그 중독성으로 인해 개인의 삶을 파괴하고,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하여 결국은 우리 사회를 피폐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한 뒤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인해 자신과 한국축구의 미래를 송두리째 빼앗겨 버리는 어리석은 행동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 앞으로도 선수 여러분이 흘린 진실한 땀방울의 가치를 기억하면서, 누구보다도 축구팬 여러분과 선수 여러분께서 불법 스포츠 도박 근절에 앞장서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잠시 응원전을 멈추고 허 부총재의 말을 경청하던 양 팀 서포터스를 비롯해 4만명에 가까운 팬들은 진정성 어린 그의 말에 동감한 듯 큰 박수로 화답하며 불법 스포츠 도박 추방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상암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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