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잡은 LG 신승현 “무조건 막는다”

입력 2015-06-3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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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투수 신승현. 스포츠동아DB

정찬헌 대신 합류 4경기 3.2이닝 무실점
“은퇴 말린 가족 덕분에 잡은 소중에 기회”


“사실 포기할까 생각했는데, 가족의 힘이 참 큰 것 같아요.”

LG 우완 사이드암투수 신승현(32·사진)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고민했다. 지난해 1년간 1군 기록은 11경기에서 1홀드, 방어율 5.87에 그쳤기 때문이다.

2000년 SK에서 데뷔한 신승현은 2005년 선발로 활약하며 12승9패, 방어율 3.38로 자신의 이름 석자를 제대로 알렸다. 그러나 이후 수술과 재활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결국 2013시즌 초반 KIA로 트레이드됐다. KIA 이적은 그에게 반전이 됐다. 그해 필승조로 뛰면서 55경기에서 51.2이닝 동안 1승1패8홀드, 방어율 4.88을 기록했다.

새 팀에서 새 인생이 열리나 싶었지만, 1년도 지나지 않아 2013년 말 FA 이대형(현 kt)의 보상선수로 LG 유니폼을 입게 됐다. 세 번째 팀에 그의 자리는 없었다. 신승현은 지난해를 떠올리며 “너무 안 좋아서 포기할까 생각했다. 하지만 그때 가족들이 공을 놓지 말라고 붙잡았다”고 밝혔다.

올 시즌에도 처음부터 기회가 온 것은 아니었다. 필승조 정찬헌의 음주운전 사고 이후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달 24일 1군에 처음 올라온 뒤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던 신승현은 정찬헌이 빠진 지난주 4경기에 등판해 3.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신승현은 “필승조라는 말은 부담스럽다. 기록도 중요치 않다. 내가 나갔을 때 그 이닝을 반드시 막아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팀이 시끄럽고 어지러운 상황이었다. 어떻게 보면, 나나 다른 투수들에겐 기회가 될 수도 있었다. 우리 생각에도 그 공백을 메우는 건 힘들지만, 상황에 맞춰 가면 된다고 생각했다”며 불펜투수들이 합심해 공백을 최소화하겠다고 다짐했다.

그에게 전환점이 된 2013년과 지금은 어떻게 다를까. 신승현은 “그때 ‘한 번 해보자’였으면, 지금은 ‘이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시 한 번 그에게 터닝포인트가 온 것 같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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