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형, 왜 포스트 양현종인가?

입력 2015-07-0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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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김택형. 스포츠동아DB

직구 구속·구종 비슷…염경엽 감독 “체구도 닮아”

“체구도 그렇고, 양현종(KIA·27) 어렸을 때 보는 것 같아요.”

넥센 염경엽 감독은 고졸 신인 김택형(19·사진)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알을 깨고 더 큰 투수가 되길 바라고 있다. 내심 내년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아줬으면 한다. 확실한 동기부여를 위해 “양현종을 보고 배우라”는 의도에서 맞대결(6월 10일 광주 KIA전)을 잡기도 했다.

‘포스트 양현종’ 김택형은 착실하게 선발수업을 받고 있다. 비록 2일 목동 삼성전 선발등판이 팔꿈치 통증으로 밀렸지만, 5월 24일 목동 NC전 이후 선발투수로 거듭났다. 시즌 출발은 왼손투수가 없는 팀 사정상 불펜으로 나섰지만, 지금은 로테이션을 채우며 전략적인 육성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양현종이 2007년 입단 첫 해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것과 비슷한 과정이다. 당시 KIA에도 왼손투수가 귀했다.

염 감독이 본 공통점도 제법 많다. 체격이 비슷하고 140km대 후반의 공을 던진다. 김택형은 입단 전까지만 해도 최고 구속이 138km에 불과했지만, 6월 26일 사직 롯데전에선 148km를 찍었다. 10kg 가까이 몸을 불리면서 공에 힘이 붙어 구속이 오르고 있다. 될성부를 떡잎이었던 양현종은 2년간의 적응을 통해 2009년 팀의 주축 선발로 거듭났다. 하체 밸런스를 강화하면서 효과를 봤다. 김택형은 고개가 들리면서 모자가 벗겨졌던 투구동작을 바꿔나가고 있다. 아직 전력 피칭을 하진 못하지만, 제구력이 차츰 안정되는 모습이다.

김택형은 직구와 두 가지 패턴의 슬라이더를 던졌다. 선발로 변신하기 위해 2개월여 전부터 체인지업을 익혀 실전에서 활용하고 있다. 습득력이 빠른 편이다. 양현종도 광주 동성고 시절 직구와 커브를 던졌고, 프로에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완벽하게 익혔다. 멘탈도 뒷받침된다. 3월 28일 한화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팽팽하게 맞선 연장 10회 투입됐고, 1이닝을 틀어막으며 사상 첫 고졸 신인 개막전 승리투수가 됐다.

목동 |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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