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막장] ‘김준수’가 뭐길래…재주 부리는 ‘오빠’, 돈 챙기는 ‘암표상’

입력 2015-07-09 17: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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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J 김준수의 뮤지컬 티켓이 불법거래로 어마어마한 가격에 팔린다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었다. 그가 나오는 뮤지컬은 대부분 그런 일들이 일어났었다. 심지어 김준수 공연 전문 브로커도 있다는 풍문이 있을 정도였으니. 그런데 ‘그냥 그러려니…’했던 일을 더 이상 그냥 넘어갈 분위기가 아니다.

뮤지컬 ‘데스노트’의 제작사인 씨제스컬쳐는 8일 페이스북에 “티켓 불법 거래에 관련하여 현재 많은 신고글이 접수되고 있는 상황이고, 현재 불법적인 티켓 거래는 모니터링 되고 있다”며 “불법 거래 정황이 발견된 경우 강제 취소 처리와 함께 법적인 제재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주최 측의 권한으로 사전 통보 없이 취소처리가 가능하며 티켓을 소지했더라도 입장이 불가하다”고 강력한 입장을 전달했다.

취재 결과, 현재 ‘데스노트’의 VIP티켓(14만원)과 R석(12만원)티켓 등이 100만 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신고된 사례일 뿐, 더 높은 가격으로 거래를 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제작사인 씨제스컬쳐 역시 “아직 100만 원 보다 높은 가격으로 거래를 했다는 신고는 없었다”며 “최대한 모니터링을 철저히 해서 이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며 불법 거래자의 협조가 어려울 경우 강경하게 법적인 조치도 취할 예정”이라고 단호히 전했다.

참으로 씁쓸한 ‘김준수’ 브랜드 파워가 아닐 수 없다. 일명 ‘피케팅(피가 튀기는 티켓팅)’을 거쳐야만 구할 수 있다는 김준수 공연이 이렇게 장사꾼의 놀음에 시달리고 있다니 말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그의 전작인 ‘엘리자벳’, ‘드라큘라’ 등 역시 프리미엄가가 붙여서 팔리긴 했지만 이렇게 높은 가격에 팔리는 것은 전례가 없었던 일이라고 한다.

한 공연 관계자는 “비단 김준수 공연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유명한 배우들이 나오는 공연의 좋은 자리는 기존 티켓 가격보다 프리미엄 가격을 얹어 파는 경우가 대다수다”라며 “하지만 김준수 공연 티켓을 거래하는 가격은 다른 배우들보다 훨씬 높다. 수많은 국내외 팬을 확보한 김준수라 가능한 일이다. 그 덕분에 티켓이 많이 팔리지만 역효과도 발생하니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막기 위한 뾰족한 수가 없어 뮤지컬 제작사 역시 답답할 지경이다. 관계자는 “불법 거래를 본 관객이나 거래를 하려다 사기를 당한 관객들이 게시 글을 보여주며 신고를 한다. 그럴 경우 적발된 티켓은 취소를 시킨다. 대부분 그렇게 일이 처리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법적 대응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 하는 게 맞을 거다. 불법적으로 파는 판매자나 구매자가 서로 쉬쉬하면서 거래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관련 자료를 모으려고 해도 법적으로 내밀 수 있는 증거로는 불충분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왜 강력한 제도가 없었는지 답답하다. 일을 이토록 내버려둔 제작사들을 탓해야겠지만 가장 좋은 해결책은 관객들이 올바른 공연 에티켓을 지켜주는 것이다. ‘우리 오빠’의 공연이 보고 싶어도 불법 거래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그들도 조금씩 사라지지 않을까. 계속 이런 일이 자행된다면 결국 재주는 ‘오빠’가 부리고 돈은 ‘암표상’이 챙긴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씨제스컬쳐

《[뮤지컬 막장]은 뮤지컬은 ‘막’과 ‘장면’으로 이뤄진 작품이라 생각하며 만든 코너 이름으로, 다양한 뮤지컬 콘텐츠와 공연 소식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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