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송승준은 ‘꾸준함’의 대명사다. 그는 “5일에 한 번씩 등판했을 뿐”이라고 하지만, 2007년부터 올해까지 9년간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선발등판해 긴 이닝을 소화하면서 많은 공을 던졌다. 스포츠동아DB
“프리미어 12…나라 위해 던지고 싶다”
“5일마다 한 번씩 던지는 게 제 일 아닙니까.”
롯데 송승준(35)은 ‘꾸준함의 대명사’다. 해외파 특별지명을 통해 KBO리그에 발을 들인 2007년부터 올해까지 9년간 공백 없이 꾸준히 뛰었다. 기록을 보면 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9년 동안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223경기에 선발등판한 송승준은 총 1319.2이닝을 던져 투구이닝 2위인 삼성 장원삼(1197.1이닝)을 크게 앞서고 있다. 투구수도 2만2327개로 2위 장원삼(19730개)과 큰 격차를 보인다. 9년간 90승을 올려 다승 부문에선 장원삼과 SK 김광현(이상 92승)에 이어 3위다. 그는 “5일마다 한 번씩 나갔을 뿐인데 9년이 정말 빨리 지나갔다. 지금 보면 내 성적이 맞나 싶다”며 활짝 웃었다.
2007년과 2015년, 마운드에 오를 때 느낌은 어떻게 다를까. 송승준은 “미국에서 온 첫 해에는 내 존재감을 보여주고 싶었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첫 해엔 던질 때마다 공 1개, 1개만 생각하고 멀리 보지 않았다. 그게 9년째 온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또 “나가는 경기마다 꾸준히 7∼8이닝을 던져야 한다. 불펜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게 내 일”이라고 강조했다.
송승준은 올 시즌 후 열리는 ‘프리미어 12’ 대표팀 선발에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3년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태극마크를 달았던 그는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가서인지, 태극마크에 대한 애착이 큰 것 같다. 그때도 누가 한국을 욕하면 앞장서서 싸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 좋은 투수들이 많고, 내가 먼저 가고 싶다 말하는 게 이상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필요하다면, 1이닝이라도 나라를 위해 던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직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