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 정의윤에게 걸려온 박병호의 전화

입력 2015-07-24 19: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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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윤-박병호(오른쪽). 스포츠동아DB

“병호(넥센)가 제일 먼저 전화하더라고요.”

SK에 새 둥지를 튼 정의윤(29)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24일 오후 LG와 SK의 3:3 트레이드를 통해 10년간 정든 LG 유니폼을 벗었다. 2005년 부산고를 졸업하고 우타 거포로 기대를 모았으나 10년째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통산 733경기 출전해 타율 0.261, 31홈런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24일 목동에서 SK에 합류한 정의윤은 “LG에서 잘하고 싶었는데 아쉬운 마음이 크다. 여기서 잘해야 될 것 같다”고 트레이드 소감을 전했다.

위로와 축하 인사를 동시에 받았다. 그중 가장 먼저 넥센 박병호(29)의 전화가 걸려왔다. 정의윤은 “(LG를 떠나는데) 축하를 받아도 되는 일인지 병호한테 물어봤다”고 운을 뗐다.

박병호는 2011년 LG 유니폼을 벗고 넥센으로 이적했다. 그해 후반기부터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었고, 이듬해부터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했다. 2012~2013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올랐고, 3년 연속 홈런왕(2012~2014년)을 차지했다. 올 시즌 30개의 홈런으로 이 부문 선두에 오르며 사상 첫 4년 연속 홈런왕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정의윤은 “병호가 먼저 팀을 떠나봤기 때문에 했던 질문이었다”고 말하면서 “‘더 많은 기회를 받을 것이고, 잘 될 것이다’고 격려해줬다”고 웃었다.

정의윤의 가슴 한켠에는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 그는 “오늘 잠실구장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데 양상문 감독님께 전해 들었다. 10년간 입었던 유니폼인데 서운하고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SK 김용희 감독님께서 ‘LG에서 못 한 거 마음껏 해보자’고 하셨다. 편하게 즐기면서 좋은 성적 얻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목동 |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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