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감독도 놀란 ‘조무근표 슬라이더 궤적’

입력 2015-08-0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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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조무근. 스포츠동아DB

“높은 곳에서 던지니까 체인지업 같아 보이더라.”

kt 조범현 감독이 밝힌 첫 인상이었다. 키 198㎝의 장신에서 떨어지는 폭포수 슬라이더 하나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4월 30일 1군 엔트리에 등록돼 사흘 뒤 말소됐고, 다시 합류한 5월 17일부터 1군에서 씩씩하게 공을 던지고 있다. kt의 필승조로 안착한 조무근(24)의 얘기다.

조무근의 주무기는 슬라이더. 직구 평균구속이 시속 140㎞ 안팎에 그치지만 슬라이더를 더하면서 ‘투 피치’의 단점을 보완한다. 슬라이더는 일반적으로 공의 궤적이 체인지업과 반대되는 구종이다. 우완투수가 던진 슬라이더는 우타자 바깥으로 미끄러지듯 흘러나가고, 체인지업은 우타자 몸쪽으로 휘어져 떨어진다. 그러나 조무근의 슬라이더는 포크볼만큼이나 위 아래로 낙차 큰 변화를 주면서 자신만의 슬라이더를 장착했다. 흔히 말하는 종슬라이더로, 조 감독이 체인지업으로 본 이유이기도 하다. kt 정명원 투수코치는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타점 높은 슬라이더가 낮은 코스에서 큰 각을 그리면서 떨어지기 때문인 것 같다”고 귀띔했다.

안정적인 제구력도 뒷받침된다. 직구 구속이 빠르진 않지만 로케이션이 좋다. 정 코치는 “공을 낮게 잘 던지는 편이다. 직구와 슬라이더가 일정한 투구폼에서 나오면서 상대타자들이 더욱 어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무근은 대구 상원고와 성균관대를 거쳐 올해 2차 6라운드로 kt 지명을 받았다. 탄탄한 신체조건에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 받았다. 조 감독은 작년 성균관대에서 훈련과 2군경기를 병행했지만 당시 재학생이었던 조무근에 대한 기억은 없었다. 하지만 조무근은 스프링캠프를 통해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줬고, 슬라이더를 더욱 날카롭게 가다듬었다. 그 결과 5일까지 25경기에 등판해 6승1패, 방어율 1.90을 기록하며 ‘승리의 파랑새’로 자리매김했다. 정 코치는 “투구동작에 순발력도 있고 해서 구속과 구종을 조금 더 갈고 닦을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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