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드블럼 “유희관, 제이미 모이어 같았다”

입력 2015-08-0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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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린드블럼. 스포츠동아DB

“유희관 경기 지배”…맞대결 패배 인정
“직구 커맨드·체인지업 좋아 타자 유린”

“모두가 공이 빨라야 경기를 지배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상대 투수였지만, 그에게도 인상 깊은 호투였다. 롯데 외국인투수 린드블럼(28·사진)이 자신과 선발 맞대결을 펼쳐 승리한 두산 유희관(29)의 피칭에 엄지를 치켜들었다.

린드블럼은 4일 울산 두산전에 선발등판해 8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패전의 멍에를 썼다. 상대 선발 유희관이 8이닝 무실점하는 등 타선이 막히면서 0-3으로 패배하고 말았다. 6월 26일 사직 넥센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9승째를 올린 뒤, 6경기째 승리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지독한 ‘아홉수’다.

반면 유희관은 벌써 14승째(3패)를 거두며 다승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다. 린드블럼에 비해 타선의 득점지원도 잘 받고 있고, 승운도 따르는 편이다. 전날 둘의 호투는 모처럼 깔끔한 ‘투수전’을 이끌었다. 유희관도 승리 후 “상대가 좋아서 그런지, 점수를 주지 않고 내가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며 린드블럼 덕분에 ‘상승효과’가 있었다고 했다.

둘의 직구 최고구속은 무려 20km 가량 차이가 났다. 정반대 스타일이다. 린드블럼은 최고 151km, 반면 유희관은 최고 132km에 직구 최저구속은 117km에 불과했다. 110km대 공이 직구인지 변화구인지 분간을 하기 힘들 정도다.

5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린드블럼은 유희관에 대해 “마치 제이미 모이어(43·은퇴)를 보는 것 같다. 경기를 지배하려면, 모두가 공이 빨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이어나 유희관은 나름의 방식대로 지배한다”며 “직구 커맨드나 체인지업이 좋으니 타자들을 유린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도 80마일(약 129km) 정도의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있다”고 말했다.

린드블럼은 빠른 공을 기본으로,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스타일이다. 모두가 각자의 방식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승패는 내가 좌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마운드에 올라가서 상대할 타자만 생각한다”며 “어떤 경기도 난 0-1로 뒤진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마인드가 잡히고, 끝까지 똑같은 마음으로 던질 수 있다”며 ‘강한 정신력’을 과시했다.

울산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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