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포수 진갑용 은퇴 ‘아름다운 안녕’

입력 2015-08-0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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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포수 진갑용이 6일 사실상 은퇴를 선언하고 전력분석원으로 새 출발한다. 진갑용은 삼성에서 7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성취하는 등, KBO를 대표하는 포수로서 영광의 시간을 보냈다. 스포츠동아DB

19년 정든 마스크 벗고 전력분석원 새 인생

한국시리즈 7차례 우승 이끈 삼성안방 기둥
WBC 4강·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영광 한몫
후배 포수들의 성장 위해 스스로 은퇴 결단

삼성, 올 시즌 끝나기 전 성대한 은퇴식 예정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만 7개. 이보다 더 영광스러울 수 없었던 선수 생활이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마지막은 온다. 삼성 베테랑 포수 진갑용(41)도 이제 정든 푸른 유니폼을 벗고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기로 했다.

삼성은 6일 “진갑용이 19년의 프로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현역에서 은퇴해 전력분석원으로 변신한다”고 밝혔다. 진갑용은 올 시즌까지 KBO 등록선수 신분을 유지하지만, 더 이상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지 않는다. 대신 삼성 전력분석팀의 일원으로 활약하게 된다.

한국프로야구 역대 최고 포수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진갑용은 현역 프로생활 19년 가운데 17년을 삼성에서 뛰었다. 1997년 OB로 입단했지만, 1999년 시즌 도중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유니폼을 입은 뒤 줄곧 대구의 안방을 지켜왔다. 2002년에는 주전 포수로 삼성의 사상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뒷받침했고, 그때부터 7번에 걸친 삼성의 우승을 모두 함께 했다. 우승 반지 7개는 역대 포수 최다다. 삼성이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를 달성하던 순간에도 마지막 공을 받은 포수는 바로 진갑용이었다.

진갑용은 프로 통산 19시즌 동안 1823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6(5242타수 1445안타), 154홈런, 753타점, 567득점을 기록했다. 올해 5월 14일 대구 한화전에서는 6회 3점홈런을 터트리면서 역대 최고령 홈런(만 41세 6일) 기록을 새로 쓰기도 했다.

무엇보다 진갑용의 진가는 포수 수비에서 빛났다. 2002년과 2005·2006년 세 차례 포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2000년대 이후 ‘투수 왕국’으로 위용을 떨친 삼성의 안방을 지켰다. 통산 도루저지율은 0.360. 숫자로 표현되지 않는 진갑용의 존재감이 삼성에는 무엇보다 큰 힘이었다.

이뿐만 아니다. 아마 시절부터 여러 차례 국가대표로 선발되면서 2006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과 2008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비롯한 국제대회의 성과에도 큰 힘을 보탰다.

진갑용은 올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후배 포수인 이지영과 번갈아가며 마스크를 썼다. 여전히 포수로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체력도 남아 있다. 그러나 6월 6일 마산 NC전 7회 대타 출전을 마지막으로 2군에 내려갔고, 고심 끝에 후배 포수들의 성장을 위해 스스로 물러나기로 용단을 내렸다. 그렇게 한국프로야구는 또 한 명의 명포수와 작별했다. 삼성은 올 시즌이 끝나기 전에 성대한 은퇴식을 열고 진갑용의 새로운 인생을 축복할 계획이다.

포항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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