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①] 윤소이 “액션 전에는 삼계탕 폭풍 흡입…잘 먹는 게 최고”
우리나라 드라마 환경에서 액션을 다룬 장르물을 제작하려면 상당한 각오가 필요하다. 작품 특성상 액션과 연기가 모두 가능한 배우들을 찾아야 하고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만큼 그 수위를 조절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신경을 쏟아야 한다.
이런 면에서 tvN 드라마 '신분을 숨겨라'에서 열연한 배우 윤소리는 액션과 연기가 모두 가능한 인물이었고 위장 잠입 수사라는 소재로 권력층의 비리까지 다루는 작품에서 그 무게에 짓눌리지 않을 강단을 가진 여배우였다.
"원래 흔히 장르물이라고 분류되는 작품에서 여배우가 살아남기는 쉽지 않아요. 조금 센 수위의 내용은 남자 배우들에게 몰리고 여배우들은 그저 남자 배우들을 서포트 하고 정보를 전달해 주는 역할에 머물게 되죠. 그래도 이번 작품에서는 제 캐릭터가 직접 잠입 수사를 하고 액션도 하는 타입이어서 잘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나 이같은 '생존'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윤소이는 드라마에서 박성웅과 김범으로 대표되는 무거운 분위기를 깨뜨리면서 민폐 여주인공이 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했다.
"가장 정신을 차려야 할 때가 드라마에서 각자 홀로 떨어져 연기를 할 때에요. 수사 5과 멤버들이 서로 인이어를 끼고 대사를 주고 받을 때 상대가 어떤 톤으로 말을 했는지 모르니까 이 부분을 간과하고 넘어가면 굉장히 어색하지곤 했어요. 그래도 그럴 때 위장을 이용해 극의 긴장을 풀어주고 조여주는 식으로 수위를 조절했었죠."

윤소이에게 있어 '신분을 숨겨라'는 두뇌와 체력을 동시에 요구하는 작품이었다. 그는 스스로 이 작품을 자신의 인생작으로 꼽으며 "리프레쉬가 됐다"고 평가했지만 찌는듯한 더위에 액션을 하고 있는 윤소이를 보고 있으면 시청자도 숨이 턱턱 막히곤 했다.
"액션을 할 때는 정말 무서워요. 이제 나이가 서른이기도 하고 체력이 떨어지니까 어릴 때보다 더 겁이 많아졌어요. 액션을 할 때는 운동도 운동이지만 우선 잘 먹어야 해요. 그래서 액션신이 있으면 삼게탕을 엄청 먹어요. 한여름이나 한겨울에 액션을 할 때는 잘 먹는 게 최고에요"
이처럼 여배우의 내숭 같은 건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윤소이는 현재 자신이 정해놓은 선을 넘고 있다. '신분을 숨겨라' 뿐만 아니라 SBS 예능 '썸남썸녀' 출연 등 최근 그의 행보는 여배우이자 한 명의 인간으로서 스스로 껍질을 깨고 나오겠다는 의지에서 나온 것이다.
"어릴 때부터 일을 하다 보니 회사에서 정해준 룰대로 저를 가둔 것 같아요. 예능 출연도 나에 대해 객관적인 시청자들은 나를 어떻게 볼 지 궁금해서 출연을 결정했어요. 좋은 반응들이 많았어서 감사해요."
이런 대중들의 응원을 계기로 윤소이는 다시 한 번 앞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브라운관이든 스크린이든 윤소이의 연기 욕심에 다시 불이 붙은 것만은 확실하다.
"예전에는 작품 하나를 끝내고 나면 몇 달간은 전화도 하지 말라고 할 정도로 많이 지쳐 있었어요.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자유로운 분위기 때문인지 제대로 리프레쉬를 할 수 있었어요. 예전과는 달리 어서 다른 작품으로 인사드리고 싶어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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