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앤디 마르테. 스포츠동아DB
‘장외 타격왕’의 타격 선두경쟁 진입은 이제 2∼3경기 뒤면 충분하다.
kt 앤디 마르테(32·사진)는 10일까지 타율 0.370 (265타수 98안타)을 기록하고 있다. 숫자만 놓고 보면 NC 에릭 테임즈(0.373)에 이어 2위다. 그러나 마르테의 이름은 타격 순위표에 없다. 시즌 중반 옆구리 통증으로 29경기를 뛰지 못해 아직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kt는 10일까지 101경기를 치렀다. 규정타석은 313.1타석이다. 마르테는 305타석을 소화해 앞으로 2∼3경기를 더 뛰면 규정타석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타격왕을 놓고 테임즈, 넥센 유한준과 본격적으로 경쟁할 일만 남았다.
마르테는 장외에서 조용히 타율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평소 차분히, 묵묵히 제 몫을 다하는 성격처럼 소리 없이 강하게 타격 선두권으로 치솟았다.
만약 마르테가 타격왕에 오른다면 의미 있는 2가지 기록을 세우게 된다. 먼저 신생팀의 데뷔시즌에 역대 처음으로 타격 타이틀 홀더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신생팀의 1군 데뷔시즌에 개인 타이틀 1위를 차지한 선수는 3명뿐이다. 1991년 쌍방울 조규제가 34세이브 포인트로 구원왕에 올랐고, 2013년에는 NC 찰리 쉬렉이 방어율 1위(2.48), 김종호가 도루 1위(50개)를 차지했다. 아직 순수 타격 부문 타이틀 홀더는 없었다. 마르테가 타격 1위에 오를 경우 당분간 깨지기 힘든, 그리고 오래도록 야구역사에 남을 신생팀 타격왕이 된다.
외국인선수 타격왕도 진기록 중 하나다. KBO리그 역사상 용병 타격 1위는 2004년 현대 클리프 브룸바(0.343)가 유일했다.
마르테는 당초 kt가 수비에 더 비중을 두고 영입한 외국인선수였다. 그러나 3할7푼의 높은 타율과 더불어 14개의 홈런으로 팀 공격을 이끌며 ‘복덩어리 용병’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