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승도 챙기지 못하고 있던 넥센 좌완투수 금민철이 1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시즌 첫 월요일 경기에서 선두 삼성의 강타선을 압도했다. 선발 5.2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잡아내며 3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금민철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회말 최형우-박석민-채태인 연속삼진
시즌 첫 월요일 경기…박병호 38호
넥센 3연패 탈출…삼성은 5연승 끝
넥센 금민철(29)은 올 시즌 삼성전에만 2차례 나왔다. 그의 시즌 3번째 등판도 삼성전이었다. 그것도 부활한 월요일 경기, 팀은 토요일 우천취소로 인해 갑작스레 8연전을 치르게 된 상황이었다.
금민철은 자신의 3번째 기회를 잘 살리며 팀에 큰 힘을 불어넣었다. 1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과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5.2이닝 무실점으로 팀의 12-3 완승을 이끌었다. 90개의 공을 던지며 3안타 3볼넷 6탈삼진을 기록했다. 고질인 제구력 불안은 없었다. 삼성전 ‘표적등판’이 드디어 성공한 것이다.
금민철은 5월 7일 목동 삼성전(구원·1이닝 2실점)과 7월 1일 목동 삼성전(선발·4.1이닝 2실점)에 이어 3번째 등판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해 5월 17일 사직 롯데전(6이닝 1실점) 이후 450일만의 승리다.
왼손투수 금민철은 좌타자가 많은 삼성에 대비한 ‘맞춤형 선발’이었다. 올 시즌 선발 기회를 잡지 못해 2군에 머물렀지만, 현재 선발로테이션을 소화 중인 베테랑 송신영(38)의 등판간격 조절을 위해 이날 선발등판했다. 금민철은 지난해에도 선발등판한 11경기 중 삼성전이 3경기(1승2패)나 됐다.
금민철의 주무기는 무브먼트가 있는 직구다. 평범한 패스트볼을 던져도 마치 투심패스트볼이나 컷패스트볼처럼 볼끝의 변화가 심하다. 이날은 또 다른 강점도 돋보였다. 직구(49개) 외에 슬라이더(17개), 커브(16개), 포크볼(8개)을 던졌는데 평소보다 슬라이더와 커브를 공격적으로 구사했다. 그저 보여주는 변화구가 아닌, 상대를 잡아내는 ‘결정구’로 발전한 모습이었다.
3회말 2사까지 퍼펙트 피칭을 한 금민철은 볼넷과 중전안타로 1·2루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박해민에게 낙차 큰 커브를 던져 평범한 우익수 뜬공을 유도했다. 4회말 2사 후에도 우전안타와 볼넷으로 1·2루 위기를 겪었지만, 이상훈에게 몸쪽으로 파고드는 직구를 던져 3루수 앞 땅볼을 이끌어냈다.
2회 박동원의 적시타와 3회 김민성의 솔로홈런(시즌 12호)으로 금민철의 부담을 덜어준 넥센 타선도 7회 6득점, 8회 4득점의 맹공으로 전날의 패배를 시원하게 설욕했다. 홈런 1위인 넥센 박병호는 8회 시즌 38호 좌중월2점아치를 그렸다. 넥센은 3연패에서 벗어난 반면 선두 삼성은 연승행진을 5경기에서 마감했다.
시즌 첫 월요일 경기와 함께 예상치 못한 8연전에 돌입한 넥센은 금민철의 역투 속에 기분 좋게 안방으로 돌아가게 됐다. 금민철도 다시 한 번 선발진 진입의 발판을 마련했다.
● 넥센 금민철
오랜만에 거둔 선발승이라 기분이 좋다. 팀의 연패를 끊어서 좋고, 강팀을 상대로 승리투수가 됐다는 것이 기쁘다. 오늘은 대체로 제구도 잘 됐고, 전체적으로 만족스럽다. 특히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인 것과 무실점으로 마쳤다는 것이 가장 좋다. 앞으로도 선발투수로서 임무를 다하고 싶다.
대구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