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부터 기싸움 팽팽했던 전주성

입력 2015-08-2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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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일(왼쪽 2번째) 등 전북현대 선수들이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감바 오사카(일본)와의 2015 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홈경기 도중 공중 볼을 차지하기 위해 상대 선수들과 치열한 몸싸움을 펼치고 있다. 전북과 감바 오사카는 0-0으로 비겼다. 전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감바 오사카 “그라운드에 물 뿌려달라” 견제
전북 “당일 우천 예보…상황보고 결정하겠다”


전북현대와 감바 오사카(일본)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하루 앞둔 25일 전주월드컵경기장. 감바 오사카 관계자는 매니저 미팅에서 뜻밖의 요구를 했다. “그라운드에 물을 듬뿍 뿌려달라.” 전북의 선 굵은 공격축구를 의식한 발언이었다.

23일 서울에서 머문 뒤 24일 전주에 도착한 원정팀에 배려를 아끼지 않던 전북이 반길 리 없었다. AFC는 홈팀이 원정팀에 2박3일 체류비용을 지원하도록 했지만, 전북은 원정 2차전(9월 16일)을 고려해 최대한 편의를 제공했다. “경기 날(26일) 우천 예보가 있다.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답했고, 중국인 투 시량 경기감독관은 “내일(26일) 직접 확인하겠다”며 냉랭한 자리를 정리했다.

26일이 되자 전북은 마음이 바빠졌다. AFC의 지적을 피함과 동시에 선수단의 피해도 없어야 했다. 경기감독관이 킥오프 3시간 전인 오후 4시 도착한다는 점을 고려해 오후 3시부터 스프링클러를 작동했다. 대회 규정에 따르면 경기 시작 90분 전까지 물을 뿌릴 수 있다. 10여분간 뿌려진 물에 금세 촉촉해진 잔디를 본 경기감독관은 ‘오케이(OK)’ 사인을 냈고, 전북은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 사무국의 노력으로 전북의 녹색전사들이 흐름을 주도한 것은 당연지사.

이렇게 팽팽했던 양 구단의 기 싸움과 달리 팬들은 의외로 화기애애했다. 전북과 감바 오사카는 지난 시즌 양국 리그를 평정한 명문이다. 높은 실력, 수준급 팬 문화를 갖췄다. 당연히 서로에 대한 존중심을 갖고 있다. 먼저 전북 서포터가 “웰컴 투 코리아”라고 외치자, 100여명의 원정 응원단은 아낌없는 환호로 화답해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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