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C스나이퍼, 사진|스나이퍼 사운드
<<현 가요계에서 힙합은 유례없는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쇼미더머니’, ‘언프리티랩스타’ 등이 방송되는 날이면 포털사이트의 검색어를 힙합 가수들이 싹쓸이하며 각종 음원차트 상위권에도 힙합 가수들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힙합을 지향하는 음악가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단순한 덩치키우기를 넘어 질적으로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한국 힙합 르네상스'라고 할 수 있는 지금, 이를 이끌어나가고 있는 언더와 오버의 다양한 뮤지션을 ‘힙합을 만나다’ 코너를 통해 만나보자>>
한국 힙합 음악 중에서 가장 히트한 노래의 순위를 매긴다면 모르긴 몰라도 ‘BK LOVE’는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것이 확실하다.
그만큼 당시 ‘BK LOVE’의 인기는 엄청났고, 또 그만큼 MC스나이퍼가 힙합이라는 장르를 알리는데 기여한 공로도 막대하다.
더욱이 MC스나이퍼의 음악들은 듣기 편한 비트와 멜로디라인, 그리고 탁월한 스토리텔링 능력 등으로 인해 힙합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유독 인기가 높아, 가히 ‘힙합의 인도자’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수준이다.
이에 MC스나이퍼는 “애들이 처음에는 스나이퍼 사운드로 입문을 했다가 나중에는 ‘이거를 왜들어’ 이렇게 가더라”라며 약간의 셀프 디스를 가하며 웃어 넘겼다.
또한 그런 반응이 자존심 상하지 않느냐고 묻자 즉시 “전혀”라고 답하더니 “왜냐면 또 입문하는 애들이 있더라”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MC스나이퍼, 사진|스나이퍼 사운드
농담처럼 이야기 하긴 했지만 사실 MC스나이퍼는 상당한 편견에 둘러싸인 랩퍼다.
90년대 후반 언더그라운드 활동을 시작해 2000년대 초반 데뷔를 한 1세대 힙합 뮤지션이지만, ‘BK LOVE’를 비롯해 ‘봄이여 오라’, ‘For You’, ‘Gloomy Sunday’ 등 그의 히트작의 상당수가 서정적인 분위기의 곡이다 보니 가요적인 요소가 부각되기도 했고, 비트나 플로우, 라임의 완성도에 대한 지적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건 ‘편견’에 불과하다. 힙합 뮤직 역시 음악의 한 장르로써 다루는 사람에 따라 제각각의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개개인마다 선호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를 절대적인 우열의 기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마찬가지로 MC스나이퍼의 몇몇 음악이 여타 랩퍼들의 음악에 비해 비트나 라임이 아쉬울 수는 있지만, 반대로 스토리텔링이나 무대 장악력적인 측면에서는 MC스나이퍼를 따라잡을 만한 랩퍼는 찾아보기 힘들다.
MC스나이퍼가 자신에 대한 이 같은 선입견을 반전시킨 계기는 ‘쇼미더머니 시즌1’으로, 로꼬, 손승연과 함께한 ‘사랑했잖아’, 이루마, 로꼬와 함께한 ‘Gloomy Sunday, Better than Yerterday’ 등은 ‘쇼미더머니’ 시리즈를 통틀어도 레전드 무대로 꼽히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쇼미더머니’의 출연으로 ‘클래스’를 인정받은 MC스나이퍼지만, 정작 이후 ‘쇼미더머니’는 보고 있지 않는다는 것으로, 인터뷰 당시 오히려 “송민호라는 애는 왜 그렇게 말이 많나?”라고 묻기도 했다. (참고로 송민호의 산부인과 발언과 그로 인한 여러 단체의 반발에 대해 들은 MC스나이퍼는 ‘다들 그럴만하다’라고 황희 정승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MC스나이퍼, 사진|스나이퍼 사운드
또 한 가지 MC스나이퍼는 ‘쇼미더머니’의 출연 이후 클래스의 입증과 함께 ‘허세’의 타이틀도 획득했으며, 여담으로 팔로알토는 MC스나이퍼를 ‘힙합계의 최민수’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힙합 뮤지션치고 솔직하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만 MC스나이퍼는 더욱더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편으로, 이 같은 성격도 이런 ‘허세’ 타이틀이 따라오는데 한몫을 했다.
실제 이날 인터뷰에서도 MC스나이퍼는 다소 민감하다고 생각했던 질문에 대해서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대답해주었고, 일례로 앞서 말한 라임과 플로우에 대한 지적을 언급하자 “둘 다 신경을 안 썼다. 그냥 막 했던 거 같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어 “애들이 하도 뭐라고 해서 라임 좀 넣어줘야겠다 해서 넣은 거고 드럼이 별로라고 해서 만들어주고 그랬다. (그전에는)그냥 내 생각들과 타이밍, 본능에 집중했던 거 같다”며 “솔직히 1집, 2집, 3집이 드럼이 구리긴 했다”라고 이를 쿨하게 인정했다.
물론 당시 앨범이 ‘구리게’ 나온 이유는 있었다. MC스나이퍼는 “그때 70만원으로 앨범을 다 만들었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래도 난 1집이 좋더라. 왜냐면 가지고 있는 심미안 같은 게 있다. 처절했던, 그러면서 즐거웠던...드럼이 음악의 전부는 아니고 라임이 힙합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여 단순한 허세가 아니라 ‘낭만’임을 알렸다.
‘MC스나이퍼의 낭만’은 그의 음악 철학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인터뷰 도중 MC스나이퍼가 가장 많이 한 말이 바로 “힙합도 사람이 하는 것”으로, 그의 음악에는 사람과 인생이 담겨있다.
MC스나이퍼는 “음악도 사람이 하는 거고 라이밍도 사람이 하는 거다. 적다보면 좋은 라임이 나올 수도 있는 거다”라며 “춥다고, 비가 온다고 불평하는 건 사람밖에 없다. 그냥 비 오면 우산 쓰고 추우면 목도리하고 살아가면 된다. 사실 불평하고 그럴 필요가 없다. 힙합도 마찬가지로 다 사람이 하는 거다”라고 그의 지론을 밝혔다.
그렇다고 이것을 내키는 대로 곡을 쓴다고 이해하면 곤란하다. ‘솔아솔아 푸른솔아’나 ‘49제 진혼곡’과 같이 사회성 짙은 곡들도 다수 발표한 MC스나이퍼는 가사에 담긴 생각의 깊이와 문제의식을 중요시 봤다.
현재도 새로운 앨범의 작업 중이라는 MC스나이퍼는 “원초적인 질문들을 좀 많이 던지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어 ‘넌 왜사니’와 같은 철학적이지 않더라도 한번쯤 고민해 봐야할 이야기들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요즘 힙합음악은 가사가 너무 가볍지 않나. 너무 플로우 위주로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했다. 어릴 때는 글은 정신이고 뱉는 거엔 철학적 사유가 있어야 하지 않나 그런 고민을 했다. 요즘 랩에 스웨그와 같은 요소가 많은 게 젊은 친구들이 그런걸 보면서 마음을 달래는 요소가 있지 않을까싶다. 음악을 듣는 순간부터 세상에 찌들어 있다가 제임스 딘처럼 이유없는 반항이 올라오는 거다. 어떻게 보면 안타까울 수도 있다”고 자신의 가사 철학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 역시 MC스나이퍼의 생각이고 철학이지 이를 누군가에게 강요하거나 주입하려는 것은 아니다. MC스나이퍼는 “사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어릴 때 우리가 힙합 바지 끌고 다니면 어른들이 ‘저놈은 커서 뭐 되려고 저러나’라고 했는데 다 잘살고 있지 않나. 변한 건 하나도 없고 젊은이들에 대한 편견인 거 같다”라고 그다운 결론을 덧붙였다.

MC스나이퍼, 사진|스나이퍼 사운드
MC스나이퍼의 가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빠지지 않는 물음이 과연 발표한 곡들이 모두 실화인지 아닌지에 대한 것으로, ‘강남NB’나 ‘안양1번가’, ‘데이빗’ 같은 곡은 한창 픽션인지 논픽션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기도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두 실화로, MC스나이퍼는 “발표한 곡은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쓴 것들이다. 다만 극적인 효과를 위해 어느 정도의 살을 붙이긴 했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이 내용들은 여타 인터뷰에서도 많이 나온 것으로, MC스나이퍼를 초기부터 좋아한 사람들이라면 ‘한국인’에 등장하는 ‘리얼 레게 자메이카 고구려 힙합’이라는 정체불명의 가사의 출처에 더 관심을 가질 수도 있다.
지금까지도 몇몇 동료들의 놀림감이 되기도 하는 ‘한국인’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자 MC스나이퍼 역시 미소와 함께 “자메이카 레게를, 고구려 레게를 다시 시작해야한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분명한건 내가 레게를 지금도 정말 좋아한다는 거다. 그걸 부인할 수 없다”라며 “다만 고구려 힙합보다는 조금 더 평탄하게 만들어야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리얼 레게’와 ‘고구려 힙합’의 탄생에 대해 MC스나이퍼는 “그냥 객기였다. 한국에 대한 프라이드도 강했고, 또 그때는 일본의 J-힙합이 엄청 강세였다. 반면에 우리는 힙합이 강세는 아니어서 그런 거에 대한 피로를 하고 싶었다. 레게 음악도 좋아하는데, 레게 하는 뮤지션들이 ‘자기들이 리얼’이라고 하니까 거기에 대한 반발심 같은 게 더해져서 그렇게 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때는 내가 왜 욕을 먹는지도 몰랐다. 깡다구가 있었고, 그냥 내거 할 거다 그런 느낌이었다”며 “뭔가 당시 사회적 분위기가 국악기를 써야한다는 분위기도 있었다. 정말로 그 당시 힙합 앨범들 들어보면 다 하나씩 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내가 조금 많이 넣지 않았나 싶다. 지금은 ‘초행’ 앨범에서 ‘한국인’만 잘 안 듣는다. 민족혼을 너무 자극했다”라고 ‘리얼 레게 자메이카 고구려 힙합’은 과욕의 결과물이었음을 털어놨다.
이처럼 이제는 웃으며 이야기 할 수 있지만 여러 시행착오를 쌓아 지금까지 달려온 MC스나이퍼는 후배들과 힙합 뮤지션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진 사람이 되기를 당부했다.
MC스나이퍼는 “요즘에 너무 초점이 트렌드나 유행에 맞춰졌다. 그런데 힙합과 락은 사람이 멋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솔직히 난 랩 레슨이라는 것도 마음에 안 든다. 그건 가르쳐서 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타고난 재능을 말하는 것도 아니다.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자기 혼자 만들어보고 말도 안 되는 건데 자기는 맞는지 알고 미친듯이 해서 자기 스타일을 만들고 또 다듬어서 멋지게 나오고 그랬으면 하는데, 랩이 너무 비슷해지고 독특한 게 안나온다”라고 너무 유행에만 따라가는 현재 씬의 모습을 안타까워했다.
또한 “진짜 ‘멋’은 일단은 사람을 빨아들이는 힘이 있어야 한다. 그건 자기만의 독특한 시선이 있어야 한다”며 “날마다 라면만 먹으면서 막연하게 되고 싶은 걸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지금에 처한 환경에 입각해서 쓴 글들이 오히려 꾸밈없고 멋있다. 난 그게 진짜 스웨그라고 본다. 돈이 몇 십억 그런 게 아니라 솔직해질 수 있는 용기가 진짜 스웨그다”라고 ‘진짜 멋’에 대한 지론을 밝혔다.
끝으로 “힙합을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뭔가를 쫓거나 쫓기는 삶을 피하고 사람들을 달래주는 음악을 많이 했으면 한다”며 “이순신이나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은 매일 나타나는 게 아니다. 의미 있는 게 좋겠지만 의미 없는 것도 괜찮다. 먼저 갔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늦는다고 해서 나쁜 것도 아니다. 즐거울 수만 있고 계속 추구할 수만 있다면 늦은 자의 꿈도 꿈이다. 다들 정확한 비전을 가지고 살았으면 한다”라고 ‘멋과 낭만을 아는 휴머니스트 랩퍼’ MC스나이퍼다운 당부를 덧붙였다.

MC스나이퍼, 사진|스나이퍼 사운드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g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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