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베이스볼] 1군 첫 해 ‘99패’ 선방…kt ‘조용한 기적’

입력 2015-09-0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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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고 있지만 5월 이후 급속도로 안정감을 찾기 시작해 최근에는 치열한 5강 싸움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정도로 짜임새 있는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kt 조범현 감독이 마지노선으로 정한 시즌 99패 이하 목표에도 단 2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시즌 전엔 “3할 승률 기적” 비관적 전망
트레이드 등으로 5월 이후 성적 대반전
올 시즌 99패 이하 목표까지 2승만 남겨


조용한 기적이다. kt의 순위는 시즌 전 많은 이들이 전망한 것처럼 여전히 10위, 최하위다. 118경기에서 43승75패, 승률 0.364. 숫자만 보면 초라하다. 그러나 대형 트레이드와 외국인선수 교체가 이뤄지기 전이었던 시즌 초반의 부진을 빼면 중위권 팀들과 큰 전력차 없이 시즌을 마무리해가고 있다.

128경기를 치른 지난 시즌 최하위는 한화로 승률 0.389를 기록했다. 2013년에도 한화가 최하위였는데, 승률은 0.331이었다. 이에 올 시즌 전 많은 전문가들과 현장의 선수들 및 코칭스태프는 “kt가 3할 승률을 달성하면 기적”이라고 했다. 그리고 100패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 이유에 대해선 “중간 중간 4일 휴식이 있었고, 128경기를 치른 2013년 신생팀 NC와는 환경 자체가 다르다”, “외국인타자 부활은 투수 전력이 부족한 신생팀에게 가장 큰 독이다”, “특급 외국인투수가 없다.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등을 댔다.

그러나 kt는 5월 이후 장성우, 오정복, 하준호 등을 굵직굵직한 트레이드로 영입해 팀 색깔을 바꿔나간 데 이어 ‘거포의 재발견’으로 표현되는 박경수의 진화, 김재윤-조무근-장시환 등 불펜 필승조의 발굴 등으로 대반전을 이루기 시작했다.

‘스프링캠프에선 기술적 완성이 중요하지만 시즌에는 상대 투수에 대한 빠른 파악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개막 후 이시히메 카즈히코 타격코치를 퓨처스(2군)로 내려 보내고 황병일 수석코치에게 중책을 맡긴 것도 큰 변화를 불러왔다. 트레이드와 내부경쟁도 지속됐다.

kt는 8월 들어 4번타자 댄블랙 없이 25경기를 치르면서도 팀 타율 공동 1위(0.311), 팀 홈런 1위(39개)를 기록했다. 팀 방어율에서도 6위(5.41)로 선전하며 14승11패, 승률 0.560을 찍었다. 8월 월간 팀순위는 4위다.

무엇보다 큰 성과는 개막 전 조범현 kt 감독이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99패 이하’ 목표에 단 2승만을 남겨둔 것이다. 99패 이하는 45승 이상을 거둬야 가능한 기록이다. 앞으로 kt는 2승만 보태면 조용한 기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99패 이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승수가 아닌 패수로 1차 목표를 설정한 신생팀의 1군 데뷔시즌은 고군분투였고. 많은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조 감독은 이미 선수별 맞춤형 훈련을 골자로 한 스프링캠프 구상에 착수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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