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훈 멀티골…‘왼발잡이’ 스타 탄생

입력 2015-09-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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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권창훈(오른쪽)이 3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라오스와의 G조 2차전 도중 수비를 뚫고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권창훈은 전반 30분 왼발 중거리 슛으로 한국의 3번째 골을 터트린 뒤 후반 6번째 골까지 뽑았다. 화성|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슈틸리케호 ‘왼발 키커’ 갈증 해소

A매치 4경기 만에 1·2호 연속골 신고
프리킥도 굿…세트피스 전술 대안으로


한국축구에 또 다른 ‘왼발의 달인’이 등장한 분위기다.

주인공은 권창훈(21·수원)이다. 3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라오스와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2차전에 선발출전한 그는 왼발로 멀티골을 기록하며 한국의 8-0 대승에 힘을 보탰다.


권창훈은 2-0으로 앞선 전반 30분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슛으로 라오스 골망을 흔들었다. 라오스 진영 한복판에서 볼을 잡아 상대 골키퍼가 전진한 것을 보고는 감각적인 한 방으로 A매치 4경기 만에 데뷔골을 신고했다.

이는 ‘슈틸리케호’가 가장 기대했던 장면이다. 확연한 전력차로 무게중심을 완전히 내린 라오스의 밀집수비를 뚫고, 공간을 최대한 만들어내기 위해선 적극적인 중거리 슛이 필요했는데 권창훈이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확실히 부응했다.

주장 기성용(26·스완지시티)과 함께 중원에 포진해 원톱 석현준(24·비토리아)의 뒤를 받친 그는 득점 후에도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적극적 돌파와 과감한 킥으로 동료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었다.

한 번 불붙기 시작하자 거칠 것이 없었다. 전반 39분 왼발 프리킥 역시 대단했다. 깜짝 놀라 몸을 던진 라오스 골키퍼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추가골이 일찍 나올 뻔했다. 후반에도 활약은 계속됐다. 5-0으로 크게 앞선 후반 30분 오른쪽 풀백 장현수(24·광저우 푸리)가 상대 진영 오른쪽에서 띄운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다 공중에서 왼발로 차 넣었다.

기성용과 어깨동무를 하며 골 세리머니를 하는 권창훈을 바라보던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도 환한 미소와 함께 엄지를 치켜세웠다.

대표팀의 소득은 또 있었다. 그간 공석이었던 ‘왼발 키커’를 드디어 찾아낸 것이다. ‘슈틸리케호’에는 손흥민(23·토트넘), 기성용 등 오른발잡이 키커는 많이 있지만 마땅한 왼발잡이가 없었다. 중앙수비수 김영권(25·광저우 에버그란데), 베테랑 미드필더 염기훈(32·수원) 등이 대안으로 떠올랐으나 역시 정답은 아니었다.

레바논 원정경기(8일·베이루트)를 앞둔 대표팀으로선 세트피스 등 다양한 전략 마련이 가능해졌다. 권창훈도 이날의 릴레이포로 더욱 큰 자신감을 얻었다.

화성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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