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의 ‘성장동력’…유럽파-K리거 경쟁

입력 2015-09-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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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털 팰리스 이청용-전북 이재성-비토리아FC 석현준-성남 황의조(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이청용-이재성 석현준-황의조 포지션 대결

8월 중국 우한에서 펼쳐진 2015동아시안컵은 한국축구대표팀에게 실험적 성격이 강한 대회였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데이 기간에 열리지 않은 탓에 그동안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했던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 손흥민(토트넘),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 유럽파가 합류할 수 없었다. 이에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은 지난해 10월 부임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K리거 중심의 팀을 꾸렸다.

동아시안컵은 ‘유럽파 없는’ 한국대표팀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무대였고, 김승대(포항)-권창훈(수원)-임창우(울산)-이종호(전남) 등 ‘슈틸리케호’에 처음 승선한 K리거들은 대표팀이 1승2무로 동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하는 데 앞장서며 ‘K리거의 힘’을 입증했다.

3일 라오스(화성)에 이어 8일 레바논(베이루트)과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3차전을 치르는 대표팀에는 동아시안컵에 불참했던 유럽파 대부분이 복귀했다. 김승대, 권창훈, 임창우도 동아시안컵의 활약을 바탕으로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또 한번 선택을 받았다.

유럽파와 K리거가 펼칠 선의의 경쟁은 레바논전 등 9월 A매치 2연전에서 지켜봐야 할 포인트 중 하나다. 이청용이 1월 2015호주아시안컵에서 부상을 당하자, 이재성(전북)은 3월부터 그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 이번 2연전을 통해 이재성이 이청용과 당당히 포지션을 경쟁하듯, 여러 자리에서 유럽파와 K리거의 다양한 경쟁구도가 형성돼 있다. 원톱 자원으로 나란히 슈틸리케 감독의 첫 부름을 받은 유럽파 석현준(비토리아FC)과 국내파 황의조(성남)가 각각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도 궁금하다.

동아시안컵을 앞두고 한 K리거는 “유럽파가 없어 대표팀이 약해졌다는 소리는 듣기 싫다”고 했고, 그 다짐을 지켰다. 이번 대표팀에서도 보이지 않는 선의의 경쟁구도가 치열하다. 유럽파와 K리거의 자존심 경쟁은 대표팀 전력 향상의 밑거름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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