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주의 라오스전 관전평] 대표팀 지속적 위치 변경, 라오스 밀집 수비 뚫었다

입력 2015-09-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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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3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라오스와의 아시아지역 2차 예선경기가 열렸다. 한국 기성용이 라오스 수비수와 볼다툼을 벌이고 있다. 화성|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라오스는 예상대로 극단적인 수비 위주 플레이를 펼쳤다. 사실상 필드플레이어 전원 수비였다. 상대가 이렇게 나오면 경기를 풀어가기 쉽지 않은데, 대표팀은 초반부터 득점하며 결과와 내용,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그동안 주로 4-2-3-1 포메이션을 활용했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과 권창훈을 원톱 석현준의 밑에 배치하고 왼쪽 날개에 손흥민, 오른쪽 윙어에 이청용을 놓는 4-1-4-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수비에 중점을 둘 라오스를 깨기 위해 기성용, 석현준 등 신체적 우위를 활용할 수 있는 장신 공격수들을 전진 배치했다. 장현수에게 처음으로 오른쪽 풀백을 맡긴 것도 수비보다는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기용으로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슈틸리케 감독이 이번 경기에 많은 준비를 하고 나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포메이션 변경뿐 아니라 앞선의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부지런히 위치를 바꾸며 상대의 밀집 수비를 깨는 등 바람직한 모습으로 라오스를 압도했다. 라오스 수비진은 숫자상 절대 우위에도 불구하고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다. 전반 이청용의 선제골과 손흥민의 추가골은 상대 배후공간을 뚫어 만들어낸 득점이었다. 3번째 골을 성공시킨 권창훈과 정우영은 과감한 중거리 슛으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또 하나 칭찬하고 싶은 것은 선수들의 태도다. 슈틸리케 감독이 “상대가 약하다고 하더라도 진지하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듯, 선수들은 볼을 빼앗기면 곧바로 압박에 나서 다시 찾아오는 등 악착같은 모습을 보였다. 약팀을 상대로도 절대 느슨한 플레이를 하지 않았다는 점은 무엇보다 긍정적이다. 자신감 넘치는 모습과 창의적 플레이도 돋보였다. 원톱으로 나선 석현준은 상대 밀집수비 속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며 골까지 넣어 앞으로 최전방 공격수로서 활용 가능성을 충분히 입증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아주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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