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피플] 제주 송진형 “100일 된 딸은 나의 힘”

입력 2015-09-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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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송진형.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5월에 딸 하은이 태어나면서 상승세
올시즌 22경기 출전 6골·5도움 활약
“좋은 성적 낸 후 추석에 딸과 만날것”


제주 유나이티드 미드필더 송진형(28)은 어린시절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불과 16세의 나이로 FC서울에 입단하면서 축구팬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서울에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컵대회를 포함해 20경기를 뛰는 데 그쳤다. 이후 그는 호주 뉴캐슬(2008∼2009년), 프랑스 투르FC(2010∼2012년)를 거쳐 2013년부터 제주의 ‘감귤색’ 유니폼을 입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에게 제주 생활은 ‘대만족’이다.


● 동료들과 함께여서 행복한 제주

2013년 송진형이 K리그로 복귀한 것은 제주의 끈질긴 구애 때문이었다. 서울에서의 실패로 인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제주 구단을 믿었다. 그는 “당시 제주 사령탑이셨던 박경훈 감독님(현 전주대 교수)이 믿어주신 덕분에 마음 편히 내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고, 그것이 기반이 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의 연고지 서귀포는 지리적으로 고립된 곳이다. 수도권 이동을 위해선 항공편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가족, 친구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호주와 프랑스에서 4년간 타지생활을 한 송진형에게 제주의 위치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말이 통하는 동료들이 있다는 것에 행복했고, 축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만족스러웠다.

그는 “외국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바로 의사소통이었다. 말이 통하는 동료들과 훈련하고 밥을 먹는다는 것이 무척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 이동이 번거롭다는 단점이 있는 반면, 다른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운동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다. 기량을 키워나가는 젊은 선수들은 조금만 마음먹고 운동한다면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팀이다. 나 역시 그랬다. 입단 초기에 빠르게 팀에 적응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송진형은 아예 서귀포에 전셋집을 구하고 차도 가져와 생활하고 있다.


● 기대되는 딸과의 ‘제주도 만남’

송진형은 5월 딸 하은이를 얻었다. 말할 수 없이 기뻤다. 4월 오른쪽 발목 인대가 손상되는 부상을 당한 그는 딸이 태어나면서 함께 상승세를 타고 있다. 2개월여의 회복기간을 거쳐 6월 그라운드로 돌아온 그는 제주 공격의 한 축을 맡고 있다. 올 시즌 22경기에서 6골·5도움을 기록 중이다. 제주 조성환(45) 감독은 “(송)진형이가 딸이 태어나면서 더 책임감이 생긴 것 같다. 잘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송진형은 추석연휴를 기다리고 있다. 딸이 제주도로 찾아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는 “딸이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비행기를 타면 안 된다고 하더라. 최근 100일을 지났다. 추석이 되면 아내가 아기를 데리고 제주도로 내려올 예정이다. 제주도에서 딸을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딸이 올 때까지 2경기를 더 하는데, 상위 스플릿 진출을 위해 꼭 좋은 결과를 얻은 뒤 딸을 만나고 싶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서귀포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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