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용희 감독. 스포츠동아DB
SK는 당초 1일 두산전에 다른 투수를 넣고, 2일 NC전에 김광현 투입을 검토했는데 막판에 바꿨다. 김광현을 1일 두산전에 넣어 반드시 잡고, 5위 싸움에서 절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김광현을 낸 1일 두산전에서 패배하며 상황이 꼬였다.
고심 끝에 SK는 2일 NC전 선발로 문광은을 낙점했다. 선발 경험에서는 채병용과 고효준이 많지만 결과가 안 좋았던 탓이다. 그러나 올 시즌 단 한 번도 선발로 던지지 않은 투수를 시즌의 명운이 걸린 경기에 선발로 넣는 것은 엄청난 모험이었다.
이에 경기 전부터 SK 김용희 감독은 “상황에 따라 바로 교체할 수 있도록 여러 투수를 대기시켜놓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럴 새도 없이 문광은은 1회 치명타를 맞았다. 1사 1·2루에서 NC 에릭 테임즈에게 3점홈런을 맞은 것이다. SK 벤치는 2회에도 모창민과 손시헌에게 연속안타를 맞기까지 문광은을 교체하지 않았다. 문광은은 1.1이닝 4실점을 조기강판됐다. SK는 좌타자 김종호가 등장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좌완 신재웅을 넣었으나 추가 1실점하며 초반 흐름을 잃었다.
SK의 장점은 불펜의 두께에 있다. 2일에도 신재웅에 이어 전유수~박정배 등 필승조 불펜들이 5회 이전에 등판했다. 마무리 정우람을 6회 1사 만루에 투입하는 파격도 가했다.
SK는 3일 시즌 최종전에도 박종훈을 선발로 예고했다. 잠수함 박종훈은 올 시즌 몇 안 되는 SK의 ‘발견’이었으나 잠수함투수라는 태생적 한계가 있어 NC의 빠른 발을 잡기가 쉽지만은 않다. 김 감독은 결국 3일 NC전도 불펜을 전원 대기해 저득점으로 NC를 봉쇄하는 작전을 시사했다. 3일 최종전에는 켈리까지 불펜 대기시킬 방침이다. 그러나 장타력과 기동력을 겸비한 절정의 득점력을 자랑하는 NC 타선을 묶지 못하면 상황이 녹록치 않다. SK의 5위 가는 길이 끝까지 험난하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