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가을야구 끝났지만 샛별을 얻다

넥센의 도전은 준PO 4차전까지였다. 넥센 선수들이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준PO 4차전에서 9-11로 역전패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목동｜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막내린 넥센의 포스트시즌

시즌 후반까지 김민성 등 줄부상 PS서 악재
김하성·고종욱·김택형 등 신예들 활약 위안

넥센의 가을야구는 여기까지였다.

넥센은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에서 두산에 믿기 힘든 9-11 역전패를 당해 1승3패로 PO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하며 올 시즌 7전8기를 모토로 ‘영웅(히어로즈) 우승 도전’에 나섰지만, 강정호의 피츠버그 진출 등 떨어진 전력을 메울 수 없었다. 간판타자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진출과 FA(프리에이전트)를 앞둔 외야수 유한준-마무리 손승락의 이적이 점쳐지면서 ‘리빌딩’에 가까운 변혁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 시작부터 꼬인 라인업 구상

출발부터 순탄치 않았다. 주전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대거 이탈했다. 지난해 201안타를 때리며 사상 첫 200안타 고지를 정복한 리드오프 서건창의 부상은 치명타였다. 서건창은 4월 9일 잠실 두산전에서 고영민과 충돌하며 오른 무릎 후방십자인대를 크게 다쳤다. 시즌 아웃은 막았지만 3개월 가까운 재활이 필요했다. 2개월 만에 복귀했지만, 적응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박동원, 김민성, 이택근 등이 시즌 초반 줄줄이 전력에서 제외됐다. 염경엽 감독은 “라인업을 꾸리기조차 버겁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시즌 후반에 들어와선 3루수 없이 경기를 치러야 했다. 김민성이 오른 무릎 통증으로 컨디션 저하에 시달리며 경기 출전이 뜸해졌다. 이에 앞서 윤석민은 8월 27일 사직 롯데전에서 자신의 타구에 오른 새끼발가락을 맞고 정규시즌을 접었다. 무명의 장시윤이 내야 한 자리를 맡았지만 무게감이 떨어졌다.

● 신예들의 두각, ‘미래’를 얻다!

주축들의 부상은 신예들에게 돌파구이자 기회였다. 10년을 짊어질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개막전에서 당당하게 주전 유격수를 꿰찬 ‘프로 2년차’ 김하성은 올 시즌 140경기(139선발)에 출전해 타율 0.290, 19홈런, 73타점, 89득점, 22도루를 기록하며 신인왕 후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타고난 손목 힘과 빠른 발을 이용해 시즌 막판까지 20홈런에 도전했다. 리그를 대표할 유격수로 꼽힌다.

좌익수와 지명타자를 오갔던 고종욱의 분전도 눈에 띈다. 시즌 초반 서건창이 빠진 공백을 훌륭하게 메우며 새 리드오프로 가능성을 높였다. 규정타석(446타석)에서 3타석 부족해 타격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타율 0.310을 기록했다. 스타트만 보완하면 최고의 대도로도 손색없다. 시즌 말미와 포스트시즌에서 선발투수로 활약한 양훈은 내년 외국인투수를 제외한 3선발로 눈도장을 찍었다. 고졸 좌완투수 김택형도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유망주다.

목동 ｜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