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스포츠동아DB
불법 스포츠 도박은 국내스포츠에서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규모가 점점 더 커지는 추세다. 4대 프로스포츠로 불리는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모두 불법 스포츠 도박에 연루된 선수들이 나오면서 팬들의 신뢰를 잃었다. 올해는 남자프로농구가 5월부터 시즌이 개막된 지금까지도 불법 스포츠 도박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
그러나 프로스포츠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대중성이 높은 프로스포츠에 가려있을 뿐, 개인종목 선수들의 불법 스포츠 도박 사례도 적잖다. 7월 불거져 지금까지도 마무리되지 않은 남자프로농구선수들의 불법 스포츠 도박 사건이 좋은 예다. 대중의 초점은 남자프로농구 스타플레이어인 김선형(SK), 오세근(KGC) 등에게로 쏠려있지만, 이 사건의 발단은 전·현직 유도선수들 및 레슬링선수들이다. 이들은 불법 스포츠 도박 가담은 물론이고 국군체육부대(상무) 시절 친분을 쌓은 농구선수 박성훈(은퇴)에게 승부조작을 의뢰한 정황이 밝혀져 경찰 수사를 받았다.
개인종목 선수들은 단체종목 선수들에 비해 생활이 자유롭기 때문에 운동 외 타인과의 접촉도 잦다. 검은 유혹의 손길에 뻗치기에 좋은 환경이다. 그만큼 불법 스포츠 도박의 그림자도 쉽게 드리우기 마련이다. 게다가 경기 성과에 따른 수익 및 수당도 단체종목에 비해 높다보니 베팅을 할 금전적 여력이 충분하다.
상무에서 군복무를 한 단체종목 선수 A는 “종목의 특성상 단체종목에 비해 개인종목 선수들의 훈련 스케줄이 자유로웠다. 훈련을 마치고 부대 내에 마련된 컴퓨터실에 가면, 이미 개인종목 선수들이 한 자리씩 차지하고 앉아 있었다. 컴퓨터를 이용해 베팅에 대한 정보를 서로 교환하고, 친분을 쌓은 단체종목 선수들에게 권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 경찰 관계자는 “불법 스포츠 도박의 손길은 누구에게나 뻗칠 수 있다. 연예인들이 연루되는 경우도 있지 않았나. 선수들이 ‘불법 스포츠 도박은 범죄’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