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세단·멀리뛰기 국가대표 배찬미, “리우올림픽 1% 가능성이라도 도전”

입력 2015-10-2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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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찬미가 19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96회 전국체전 육상 여자 일반부 멀리뛰기 결승에서 힘차게 도약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육상경기연맹

허벅지 근육 문제에도 체전 출전 기록점검

“올림픽 출전이요? 1% 가능성이라도 도전해야죠.”

육상 여자 세단·멀리뛰기 국가대표 배찬미(24·광주광역시청)에게 올림픽은 그야말로 꿈의 무대다. 모든 운동선수들이 동경하는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1년도 채 남지 않은 지구촌 최대 스포츠 제전을 향해 그녀 역시 모든 힘을 쏟아내고 있다.

그간 한국여자육상 필드 종목은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멀리뛰기) 정순옥(32·인천광역시청)이 사실상 홀로 이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얇은 선수층, 부족한 인프라로 인해 육상은 예나 지금이나 ‘불모지’라는 평가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차세대 에이스들이 꾸준히 등장하며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배찬미가 그렇다. 그녀는 2014인천아시안게임과 올해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에 출전하며 국제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이어 강원도 일대에서 진행 중인 제96회 전국체육대회(16∼22일)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올해로 9번째 출전이다.

19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멀리뛰기 여자 일반부 결승에서 배찬미는 6m18을 뛰어 정순옥(6m26)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 종목 한국기록인 6m76(정순옥)은 물론, 2013년 세운 자신의 최고기록(6m36)조차 넘지 못했다. 그러나 특유의 환한 웃음을 잃지 않았다. 일반부에 진입한 뒤 “전국체전에서 2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오히려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원곡고 시절인 2008∼2009년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여고부)을 획득했지만, 2010년 이후에는 딱 한 번 동메달(2014년)을 추가했을 뿐이다.

사실 이번 대회를 놓고 배찬미는 고민에 빠졌다. 왼쪽 허벅지 근육이 좋지 않아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물론 선택은 출전이었다. 국제기록으로 등재될 수 있는 국내 최고 종합대회에서 다시 자신의 능력을 점검해보고 싶었다. 리우올림픽 여자 멀리뛰기 출전 기준기록은 6m70. 올림픽 엔트리가 제출될 내년 상반기까지 기록 향상이 절실하다.

자신의 주 종목인 세단뛰기라고 멀리뛰기보다 사정이 나은 것은 아니다. 구름판을 밟고 홉·스텝·점프로 이어지는 이 종목에서 배찬미는 지난해 13m65를 날았다. 한국기록은 2006년 나온 13m92(김수연). 따라서 배찬미를 1차 목표를 14m로 정했다. 올림픽 출전권은 14m20을 넘어야 거머쥘 수 있지만, 일단 ‘마의 장벽’으로 불리는 14m부터 극복하면 이후 기록은 훨씬 향상될 수 있다는 것이 육상계의 판단이다. 실제로 올해 초 비공식기록으로 14m를 넘어보기도 해 충분한 잠재력을 갖췄다. 배찬미는 “올림픽은 출전 자체가 엄청난 관문이자 영광이다. 포기하지 않겠다. 단 1%의 가능성에도 도전하고 또 도전할 생각”이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전국체전 여자 일반부 세단뛰기 결승은 21일 열린다.

강릉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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