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 ML 야수 최희섭, 그라운드 떠난다

입력 2015-10-2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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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야수였던 KIA 최희섭이 은퇴한다. 2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김기태 감독에게 은퇴 의사를 전했다. KIA는 코치직을 비롯해 팀 간판선수에 걸맞은 예우를 해줄 방침이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야수였던 KIA 최희섭이 은퇴한다. 2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김기태 감독에게 은퇴 의사를 전했다. KIA는 코치직을 비롯해 팀 간판선수에 걸맞은 예우를 해줄 방침이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김기태 감독과 면담 통해 은퇴 의사
“더이상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것 같다”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그 야수 최희섭(36·KIA)이 은퇴한다. 최희섭은 2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김기태 감독과 면담하며 은퇴 의사를 전했다. 김 감독은 함께 고심하며 좀더 시간을 갖자고 했지만, 1차적으로는 선수의 판단을 존중하기로 했다.

최희섭은 스포츠동아와의 통화에서 “올 시즌 후회 없이 뛰고 싶었다. 겨우내 열심히 훈련했는데 더 이상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마지막 기회를 주신 김기태 감독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은퇴를 결심한 후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할지 고심했는데, 감독님께서 많이 격려해주셨다”며 “미국에서 야구를 했던 시간, KIA에 입단해 우승했던 순간 등이 많이 떠오른다. 올해 한국프로야구 통산 100호 홈런을 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감독님 생각도 많이 했다. 최근 몇 해 부상이 잦아 팬들께 죄송했고, 더 이상 선수로 팀과 감독님께 보탬이 될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밝혔다.

최희섭은 1999년 고려대를 중퇴하고 당시로는 파격적인 120만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시카고 컵스에 입단했다. 200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플로리다와 LA 다저스를 거쳐 2005년까지 뛰었다. 빅리그 통산 363경기에 출장해 타율 0.240, 40홈런, 120타점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주목받는 대형 유망주였지만 2003년 뇌진탕 부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2007년 해외진출선수 특별지명으로 고향팀 KIA에 입단했고, 2009년 타율 0.303에 33홈런 100타점으로 페넌트레이스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2010년에도 21홈런을 쳤지만 크고 작은 부상과 수술로 긴 재활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KBO리그 통산 634경기에서 타율 0.281, 100홈런, 1021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최희섭은 “은퇴하지만 팀에 항상 큰 보답을 하고 싶다. 미국에서 함께 뛰었던 동료들이 이제 감독도 되고 코치, 팀 프런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미국에서 경험, 인프라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역할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KIA 구단은 최희섭과 코치 또는 해외 스카우트 등 은퇴 후에도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의논 중이다. 은퇴식도 협의할 예정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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