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변이 AB형 첫 발견, 유전자 법칙 거슬러…세계 ‘관심 집중’

입력 2015-10-21 16: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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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 AB형 첫 발견, 유전자 법칙 거슬러…세계 ‘관심 집중’

국내에서 처음으로 돌연변이에 의한 ‘시스-AB(cis-AB)’ 혈액형이 발견됐다.

조덕 삼성서울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순천향의대 신희봉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일 국제 수혈의학 전문 학술지 ‘트랜스퓨전 메디슨(Transfusion Medicine)’에 최신호에 29세 한국 여성을 새로운 시스 AB형의 시조(founder)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돌연변이 AB형을 가진 여성은 난소낭종 수술을 위해 병원을 들렀다가 본인 혈액형이 시스-AB형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보통 시스-AB형은 부모 중 한쪽에서만 AB형의 유전형질을 물려받아 만들어진다. 하지만 이 여성의 경우는 다르다.

이 여성은 부모에게서 시스-AB 유전자를 물려받지 않았다. 환자의 아버지도 정상 B형이고, 어머니도 정상 B형이다. 혈액형 유전법칙상 B형 부모 사이의 자녀는 B형이나 O형인 게 일반적이다.

여성의 경우는 유전이 아니라 본인에게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해 시스-AB형이 된 첫 사례다.

연구팀은 “본인에게서 처음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해 생긴 시스-AB형을 확인한 국내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 여성이 돌연변이 시스-AB형의 새로운 ‘시조(始祖.founder)’가 된 셈이다.

시스-AB형 중 ‘AB01’형은 국내에 인구 1만명당 3~4명꼴로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에 발견된 ‘AB09’형은 국내외를 통틀어 유일하다는 게 연구팀의 의견이다.

조 교수는 “가족 중 희귀혈액형이 있었던 경우나 이번에 발견된 여성의 사례처럼 유전자 변이로 본인이 알고 있던 혈액형과 진짜 혈액형이 다를 수 있다”며 “수혈이 필요한 경우 등 의료기관 이용 시 혈액형을 정밀검사하고 수혈의학 전문의의 자문을 받는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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