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해’ 시즌1 씁쓸한 종영①] ‘복면가왕’과 같은 출발 다른 운명

입력 2015-10-22 17: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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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만 비슷했다. 설 특집 파일럿 방송으로 시작한 SBS 예능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와 MBC ‘복면가왕’의 이야기다.

21일 ‘아빠를 부탁해’가 내달 1일 시즌1을 종영하고 시즌2를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SBS 측은 ‘폐지’ ‘종영’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시즌2가 진행될 것이라는 답변도 내놓지 않았다.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만, 프로그램이 존폐위기에 놓여 있음은 분명하다.

‘아빠를 부탁해’는 설 특집 파일럿 예능으로 시작했을 당시 시청률 13.5%(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시청률은 물론이고 화제성에서도 설 특집 파일럿의 최강자였다. 정규편성 여부를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긴장한 쪽은 MBC와 KBS였다. 주말 예능의 최강자 ‘무한도전’과 ‘슈퍼맨이 돌아왔다’에게도 ‘아빠를 부탁해’는 위협적인 존재였다.

SBS의 필승카드 ‘아빠를 부탁해’가 요란하게 토요일밤에 정규편성 된 것과 달리 ‘복면가왕’은 조용히 일요일 저녁(일밤 1부)에 자리잡았다. 파일럿 당시 높은 관심을 받긴 했으나 ‘나는 가수다’가 실패한 데다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버티고 있어 고전이 예상됐다. ‘아빠를 부탁해’보다 한 달 뒤 정규 편성된 것만 보더라도 MBC가 ‘복면가왕’ 카드를 놓고 많은 고민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어쨌든 두 프로그램의 출발점은 같았다. 설 특집 파일럿으로 첫 선을 보였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 정규편성 됐다.

하지만 파일럿 방송 후 9개월이 지난 지금, 두 프로그램의 운명은 출발 당시와 전혀 다르다.

‘복면가왕’은 눈과 귀를 모두 만족시키는 재미로 화제성을 독차지하며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따라잡았다.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많은 연예인들이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를 원한다.

반면 ‘아빠를 부탁해’는 9개월 만에 사면초가 상태가 됐다. 결국 ‘아빠를 부탁해’는 오는 11월 22일부터 다시 ‘K팝스타5’에 자리를 내준다. 시즌2가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미지수지만, 파일럿으로 같은 날 태어난 ‘복면가왕’이 성장세를 멈추지 않는 가운데 ‘아빠를 부탁해’의 마지막 모습이 쓸쓸하기만 하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출처|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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