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마 가문 지각변동…엑톤파크 혈통, 메니피 자마들 위협

입력 2015-10-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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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톤파크.

대통령배 1∼3위 ‘엑톤파크 자마’ 싹쓸이

경마는 혈통의 스포츠다. 콩 심은데 콩 나고 우수 혈통마 가문에서 명마가 탄생한다. 혈7, 운3(혈통이 70%고 운이 30%)이다. 최근 한국 명마 가문의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엑톤파크’(1996년생, 부마 ‘포티나이너’, 2009년 한국 도입, 미국, 이시돌협회 소유) 자마들이 치고 올라와 부동의 리딩사이어 ‘메니피’(1996년생, 2007년 도입, 한국마사회 소유) 자마들을 위협하고 있다.

중장거리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인 ‘엑톤파크’ 자마들

지난 18일 국산 최강마를 가리는 대통령배에서 상위에 입상한 말들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엑톤파크’의 자마들이었다. 중장거리에서 좋은 성적을 보였던 ‘엑톤파크’의 자마답게 ‘록밴드’(부마 ‘엑톤파크’, 모마 ‘플리에’)와 ‘트리플나인’(부마 ‘엑톤파크’, 모마 ‘어리틀포크’)은 3세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미 주요 대회를 휩쓸면서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왔다.

3위를 차지했던 ‘일등항해사’(부마 ‘엑톤파크’, 모마 ‘새로운불패’) 역시 ‘엑톤파크’의 자마로, 이번 대통령배 경주는 17연승이라는 신화를 남긴 ‘미스터파크’ 이후 ‘엑톤파크’에게 씨수말로서의 명성을 확실히 높여준 대회가 됐다.

부동의 리딩사이어 ‘메니피’의 자마는 ‘영천에이스’ 한 마리만이 출전했고 6위에 그치면서 2000m 이상 장거리에서는 ‘메니피’가 약하다는 평가를 다시 확인시켜주었다.


● ‘미스터프로스펙터’ ‘노던댄서’ 양강 명가 체제

말의 혈통 배합은 부마의 우승거리가 자마들의 거리 적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 그동안 대통령배 우승마들은 단거리뿐만 아니라 장거리까지 소화가 가능한 말들이 주로 우승을 했다.

2009년까지는 ‘턴투’ 계열의 ‘로스트마운틴’ 자마와 ‘인리얼리티’ 계열의 ‘퓨처퀘스트’ 자마가 두 번씩 우승컵을 안았다. 그러나 2010년부터는 판세가 달라져 ‘미스터프로스펙터’ 계열이 선전하고 있다. 2010년에서 2012년 까지 대통령배 3연패에 빛나는 ‘당대불패’의 부마 ‘비와신세이키’와 2013년 우승마 ‘인디밴드’의 부마 ‘엑톤파크’가 모두 ‘미스터프로스펙터’의 대표 자마 중 하나인 ‘포티나이너’가 배출한 말들이다.

최근 새롭게 도입돼 ‘메니피’에 대항할 씨수말로 기대되고 있는 ‘피스룰즈’와 ‘샤프휴머’, ‘애니기븐새터데이’도 모두 ‘포티나이너’ 계열이다. 현재 한국의 주요 생산 혈통을 보면 ‘미스터프로스펙터’ 계열과 ‘메니피’, ‘포리스트캠프’(1997년생, 2007년 도입, 한국마사회 소유) 같은 ‘노던댄서’ 라인이 대항을 하는 양상이다.


● 중장거리 강자 ‘미스터프로스펙터’와 스피드 강자 ‘노던댄서’의 환상 궁합

실제 이번 대회에서 준우승에 그친 ‘록밴드’는 ‘당대불패’와 ‘인디밴드’로 대통령배에서 4회나 우승한 정영식 마주의 소유다. 정 마주는 2007년 당시 파격적인 가격으로 미국에서 ‘노던댄서’의 피가 강한 ‘플리에’를 씨암말로 도입했다. 실제 ‘미스터프로스펙터’계열과 ‘노던댄서’ 계열의 궁합은 중장거리에 유리한 부마 혈통과 모계에서 스피드를 보완한다는 측면에서 환상의 조합으로 불리는데, 이 조합으로 태어난 말들이 바로 ‘인디밴드’와 ‘록밴드’인 것. ‘인디밴드’는 2013년 대통령배와 그랑프리를 모두 우승하면서 당시 최고의 경주마로 꼽히기도 했다. 과연 올해 그랑프리의 승자는 ‘메니피’일까 ‘엑톤파크’일까?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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