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서갑숙, 성 체험 고백서 논란

입력 2015-10-26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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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9년 10월 26일

연기자 서갑숙(사진)이 펴낸 성 체험 고백서 ‘나도 때론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고 싶다’를 원작으로 한 영화가 11월 개봉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모은다. 그동안 자신의 책을 영화화하자는 여러 제안을 뿌리쳐온 서갑숙은 이 영화가 자신이 책에 담은 “생각과 마음”이 잘 그려졌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온 1999년 10월은 온통 논란과 파문으로 뜨겁기만 했다.

그해 오늘,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는 서갑숙의 책 ‘나도 때론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고 싶다’를 청소년 유해간행물로 판정했다. 간행물윤리위원회는 심의위원회를 열고 “자전에세이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성행위 장면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동성애와 혼음 등 사회통념상 허용되지 않는 변태적 성행위까지 기술하고 있어 청소년의 성 충동을 자극하고 성 윤리를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며 이 책에 대해 심의위원 만장일치로 이 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각 서점들은 책의 앞뒤 표지에 빨간 바탕의 흰 글씨로 ‘19세 미만 구독 불가’ 스티커를 붙이고 비닐포장해 성인 독자에게만 판매했다. 이에 앞서 국내 최대 규모의 서점인 교보문고는 12일 자체심의를 통해 성인에기만 판매하기로 해 출판사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책은 그해 10월 초순 출간됐다. 이후 일주일 만에 4만여부가 팔릴 만큼 뜨거운 관심과 시선을 모았다.

하지만 그럴수록 파문과 논란은 커져갔다. 서갑숙은 책을 통해 대학시절의 첫 성경험에서부터 겪은 자신의 다양한 성 체험담을 거침없이 적었다. 묘사와 표현은 상당히 직설적이었다. 이는 지나친 상업성과 선정성에 대한 비판을 몰고 왔다. 이에 맞선 성 담론의 공론화라는 측면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적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서갑숙은 KBS 1TV ‘학교2’ 교사 역에서 하차 당했다. 검찰까지 나서 책 내용의 음란성 여부에 대해 적극 검토했지만 “음란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수사는 하지 않았다. 그해 초 파문을 몰고 온 ‘O양 비디오’ 사건과 함께 1990년대 후반 불거진 성담론 논쟁 속에서 서갑숙의 책과 관련한 논란은 10대 뉴스에 꼽히기까지 했다.

서갑숙은 당시 언론 인터뷰와 기자회견 등(사진)을 통해 “사랑은 정신적인 것과 육체적인 것으로 나뉠 수 없다”면서 “여러 면에서 미숙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내 사랑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줌으로써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출간 배경을 밝혔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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