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도 감탄한 kt 조무근의 ‘슬라이더’

입력 2015-10-2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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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조무근. 스포츠동아DB

조무근 “노력 보상 받는 것 같아 기쁘다”

“와, 낮게 던지면 다 갈아버리겄다.”

현역 시절 알고도 못 친다는 슬라이더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동열 전 KIA 감독. 프리미어 12 대표팀 투수코치를 맡은 그는 생애 처음 태극마크를 단 kt 신인 조무근(24)의 슬라이더에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무근은 이번 대표팀 ‘화제의 인물’ 중 한 명이다. 선수들은 최장신(198cm)인 조무근의 압도적인 체격에 놀라고, 그의 불펜 피칭에 또 한 번 놀랐다. 28일 잠실구장 불펜에서 직접 공을 받은 포수 강민호(롯데)는 “이야, 게임 시작해도 되겠다”며 박수를 쳤고, 선동열 투수코치도 “슬라이더가 체인지업이나 포크볼처럼 떨어진다. 강민호가 좋다면 정말 좋은 거다. 타점이 높아서 커브 같은 공 하나만 장착하면 더 좋겠다”며 감탄했다.

선 코치는 처음 만난 조무근에게 “슬라이더를 던질 때 밸런스가 좋다. 직구가 높게 들어갈 때, 슬라이더 하나 던지면 밸런스가 좋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무근은 선 코치를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보며 힘껏 대답했다.

불펜 피칭을 마친 조무근은 “사실 말씀 못 드렸는데, 중학교 때 선동열 감독님께 원 포인트 레슨을 받은 적이 있다”며 웃었다. 대구 경상중 재학 시절, 비시즌에 연고지 내 학교를 돌며 지도한 삼성 선수단과 선 감독을 만난 것이다. 조무근은 “난 고2 때부터 투수를 했다. 그땐 포수였는데, 감독님께 지도를 받아보고 싶어 한 번 던져보겠다고 했다”며 웃었다.

처음 단 태극마크에 하루하루가 설렌다. 그는 “보고만 있어도 좋다. 방에서 유니폼을 걸어놓고 혼자 웃는다.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아침에 눈을 뜨면 박병호(히어호즈) 선배가 계시더라”며 쑥스러워했다.

올해 kt 불펜의 핵으로 43경기에서 8승5패4세이브2홀드, 방어율 1.88을 기록했지만, 아직은 낯선 얼굴이다. 그런데 처음 본 이들도 “공 좋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조무근은 “사실 프로 오기 전이나 1군에서 자리 잡기 전에는 내 공이 좋다 얘기를 한 번도 못 들어봤다. 신기하기도 하고, 노력한 게 돌아오는 게 아닌가 싶어 기쁘다”며 “영상을 보니 시즌을 치르면서 팔각도가 확실히 올라갔다. 이제 슬라이더는 어느 정도 통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잠실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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