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 김도훈 감독(왼쪽). 스포츠동아DB
무엇보다 이번 준우승은 시민구단이라는 태생적 한계 속에 열악한 재정형편과 싸우며 얻어낸 값진 열매라 할 수 있다. 초보 사령탑으로 첫 시즌을 치르고 있는 김 감독은 2005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팀을 FA컵 결승에 올려놓으며 구단 역사를 새롭게 썼다. 김 감독은 “이 자리까지 오게끔 해준 우리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최선을 다해줬다”고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내비친 뒤 “선수들이 한번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인천 선수단은 그동안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하는 등 재정형편이 어려운 구단 사정 탓에 다른 구단 선수들은 느끼지 못할 어려움과 싸워왔다. 시즌 전만 해도 최하위 후보로 꼽혔지만, 김 감독의 지휘 아래 지난 동계훈련부터 똘똘 뭉쳐 간절하게 그라운드를 누볐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정규리그에서도 마지막까지 스플릿A그룹(1∼6위) 진출을 다투는 등 기대이상의 성적을 내왔다. FA컵 준우승은 ‘2015년 인천의 힘’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다.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경기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했고, 그 기회를 잡기 위해 계속된 긴장과 싸워야 했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 여기까지 끌고 왔는데, 참고 잘해줬다. 남들은 우리보고 기적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일궈낸 것”이라며 ‘자랑스러운 2등’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