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놓친 11개팀, 이대호 눈독?

입력 2015-11-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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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이대호. 스포츠동아DB

소프트뱅크 이대호. 스포츠동아DB

미국 내 우타 거포 1루수 인기 확인
적지않은 나이·홍보 부족 등 걸림돌


박병호(29·넥센)가 메이저리그(ML) 포스팅(비공개경쟁입찰)에서 기록한 1285만달러(약 147억원)라는 기대 이상 거액은 역시 ML 도전을 선언한 이대호(33·사진)에게 어떤 의미의 숫자일까.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 ESPN은 7일(한국시간) 박병호의 포스팅 액수가 공개되기 전 올 겨울 스토브리그 ML 프리에이전트(FA) 순위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박병호는 전체 29위에 올랐고, 야수 중에서는 15위, 1루수 중에서는 2위에 선정됐다. 강정호(28·피츠버그)가 검증한 KBO리그에서 최근 2년간 105개의 홈런을 날린 박병호의 가치를 인정한 순위였다. 이어 147억원의 포스팅 금액이 발표돼 ESPN의 평가가 매우 객관적이었음이 입증됐다.

과연 만 34세 시즌에 ML 데뷔를 원하는, 그리고 KBO보다 한 단계 수준이 높다고 평가되는 일본프로야구에서 4년간 98개의 홈런을 친 이대호는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아쉽게도 ESPN의 순위에 이대호는 없다. 야후스포츠의 제프 파산 기자가 “일본시리즈 MVP(최우수선수) 이대호도 주목되는 FA다”고 언급한 적이 있지만, 국내에서 활동 중인 한 ML 에이전트는 “이대호는 소프트뱅크와 고액연봉 계약이 남아있다고 분류돼 그동안 관심권에서 멀어져 있었다. 아직은 홍보부족”이라고 말했다.

박병호의 포스팅이 주는 긍정적 신호는 12개 팀이 아시아 출신의 우타 거포 1루수 영입 전에 참전한 사실이다(MLB닷컴 보도). 박병호와 이대호는 타격 스타일에 차이가 있지만 같은 포지션이다. 박병호를 통해 미국 FA 시장에서 우타 거포 1루수의 인기가 확인됐다.

그러나 낙관하기는 이르다. 시장에는 저스틴 모노(34), 마이크 나폴리(34) 등 베테랑 1루수 FA들이 있다. 올 시즌 47개의 홈런을 때린 볼티모어의 크리스 데이비스(29) 같은 특급 1루수 FA도 있다.

또한 이대호는 내년 일본에서 받을 수 있는 보장연봉이 약 47억원 수준이다. 박병호는 포스팅 금액이 있지만 장기 계약으로 그 지출을 만회 할 수 있다. 이대호는 접근 방법이 다르다. 에이전트와 함께 눈높이 설정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상위권 FA 중 캔자스시티 우승 주역이자 2루수와 3루수, 외야 전 포지션이 가능한 벤 조브리스트(34)를 빼면 야수들의 연령이 28∼29세가 주를 이루고, 30대도 32세 이하가 대부분인 점도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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