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OST 뮤지컬·VR 체험…‘지스타의 진화’

입력 2015-11-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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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배우 리사가 ‘블레이드&소울’의 OST로 제작된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에서 노래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네시삼십삼분이 제작한 1인칭 부스 관람기 제작 장면.

■ 국내최대 게임전시회 성황리 막내려

게임 속 캐릭터 등장한 ‘묵화마녀’ 열광
1인칭 시점 관람기 등 독특한 전시 눈길
게임 콘텐츠 다양한 활용…지스타 새 장


12일부터 15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15’가 막을 내렸다. 올해 지스타는 일반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B2C관에 참가하는 업체의 수가 줄면서 우려를 낳았다. 전시회의 성장이 사실상 답보상태에 빠지면서 업계에선 게임업체들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혜택과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행스럽게도 올해 지스타에선 새로운 게임 전시회의 가능성을 보여준 다양한 콘텐츠와 볼거리가 다양하게 마련됐고, 관람객의 반응도 예상보다 좋았다.


● 게임 콘텐츠의 확장 가능성을 엿보다

먼저 올해 지스타에선 게임을 활용한 다양한 연계 콘텐츠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단순 게임 체험에서 벗어나 게임에서 파생된 여러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확장 가능성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13일 영화의 전당 야외 특설무대에는 게임 OST로 제작한 뮤지컬이 올라 해운대 밤하늘을 수놓았다. 엔씨소프트의 인기게임 ‘블레이드&소울’(이하 블소)을 활용한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의 공연이 열렸다. 게임팬들은 게임 속에서만 접했던 캐릭터를 실물로 보는 행운을 누렸다. 뮤지컬 배우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가수 리사의 뛰어난 가창력과 함께 사물놀이와 탭댄스, 힙합 등 다양한 볼거리가 부슬비가 내리는 중에도 3000여 게임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도 공연장에서 직접 관람하는 열의를 보였다. 물론 완성도 면에선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초연이란 점을 감안하면 꽤 짜임새 있는 공연이었다는 평가다. 특히 게임 스토리와 OST가 공연 무대에서도 통할만큼 수준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e스포츠도 게임을 활용한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엔씨소프트는 뮤지컬 공연에 이어 같은 장소에서 14일까지 ‘블소 토너먼트 2015월드챔피언십’을 진행했다. 넥슨도 전시가 열린 벡스코의 그랜드볼룸에서 아시아 7개국이 출전하는 ‘피파온라인3’의 첫 공식 국제대회 ‘아시안컵 2015’를 열었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네이버 2015 리그오브레전드 케스파컵’을 주최하며 열기에 동참했다. 각 전시 부스에서도 이벤트 매치 등을 열어 흥을 돋웠다. 그 밖에도 넥슨이 유저들이 직접 제작한 게임 관련 콘텐츠를 전시한 ‘팬 파크’ 부스를 처음 운영하는 등 게임과 관련한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됐다.


● 독특한 모바일 전시와 가상현실 체험 ‘신선’

모바일게임 전시에 새로운 시도가 많았다는 점도 이번 지스타의 특징이다. 지스타는 매년 새로운 대작 PC온라인게임 첫 공개의 장으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최근 대작 PC온라인게임의 출시가 뜸해지고 게임의 전체적인 트렌드가 모바일로 넘어가면서 화젯거리는 줄어들었다. 상대적으로 짧은 수명 등 모바일게임의 특성상 전시회에 제품을 출품하는데 고민하는 게임사가 많아진 탓이다. 올해 모바일게임을 들고 전시장을 찾은 게임사들은 이러한 시장 변화의 해법을 제시하기 위한 시도를 했다. 넥슨은 올해 100부스의 전시장에 모바일게임을 대거 출품했다. 특히 계단식의 시연대를 마련해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했다. 넥슨의 모바일게임 부스는 다른 대작 PC온라인게임 시연대 만큼이나 많은 사용자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모바일게임사로는 처음으로 지스타 메인스폰서로 나선 네시삼십삼분도 관람객들이 보다 편하게 게임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독특한 콘셉트의 부스를 꾸려 주목받았다. 또 단순 현장 관람을 넘어 부스를 제작하는 과정을 담은 메이킹필름과 연예인이 여자친구로 등장하는 1인칭 시점의 부스 관람기 등을 동영상 공유 플랫폼에 올려 큰 인기를 얻었다. 소태환 네시삼십삼분 대표는 “언제 어디서나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모바일 시대를 맞아 게임 전시에 대해 많이 고민해왔다”며 “일회성 전시가 아닌 전시와 관련한 콘텐츠를 모바일 등으로 재확산하는 등의 새로운 시도를 남들보다 앞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차세대 전시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상현실(VR) 콘텐츠가 늘었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특히 올해는 기기 제조사가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등을 출품하는데 그치지 않고, 콘텐츠 제작사들이 실험적인 콘텐츠를 다수 내놔 눈길을 모았다. 여기에 소니컴퓨터엔터에인먼트코리아가 내놓은 HMD ‘플레이스테이션VR’이 가장 핫한 출품작으로 주목받아 VR게임 시대가 성큼 다가왔음을 알렸다.

부산 |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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