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 드라마, 영웅 이야기에 꽂히다

입력 2015-11-16 07:0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방송 예정인 KBS 대하드라마 ‘장영실’ 스틸컷-SBS 드라마 ‘사임당-더 허스토리’(아래). 사진제공|KBS·그룹에이트

방송 예정인 KBS 대하드라마 ‘장영실’ 스틸컷-SBS 드라마 ‘사임당-더 허스토리’(아래). 사진제공|KBS·그룹에이트

‘장영실’ ‘정약용’ ‘옥중화’ ‘사임당’ 등
영웅형 주인공 내세운 드라마 잇따라

‘영웅형 사극’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역사적 사실에 초점을 맞춘 사극이 잇따라 부진을 면치 못하자, ‘특단의 조치’를 내세운 방송사들의 선택이 과연 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상파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한 사극을 선보인다. ‘장영실’ ‘정약용’ ‘옥중화’ ‘사임당 더 허스토리’ ‘화랑’ 등 5편으로 모두 주인공의 성공기를 다룬다.

내년 1월 방송예정인 KBS 1TV 대하사극 ‘장영실’은 천재 과학자 장영실의 일대기를 그린다. 2년 만에 연기자로 돌아온 송일국을 통해 천출로 태어나 평생을 노비로 살 뻔한 운명과 한국 최초의 물시계인 자격루, 측우기 등 발명품과 업적을 기린다.

‘장영실’ 후속으로는 ‘정약용’이 기다리고 있다. 18세기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의 삶을 처음으로 집중 조명한다. 정약용의 일대기를 그린 사극은 2000년 KBS 2TV 일일드라마 ‘소설 목민심서’가 있었지만, 시청률이 낮아 조기 종영했다.

‘이산’ ‘대장금’ 등 영웅형 주인공을 주로 내세워 성공을 거둔 이병훈 PD도 3년 만에 돌아와 또 한번 성공신화에 도전한다. 내년 3월 방송될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는 감옥에서 태어난 주인공 옥녀가 조선의 변호사 제도인 외지부를 배경으로 억울한 백성의 한을 풀어주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비슷한 시기 방송되는 SBS ‘사임당 더 허스토리’도 여주인공의 성공스토리다. 드라마는 조선시대 여성 예술가인 사임당 신씨의 삶과 예술, 사랑을 다룬다. 사임당으로 변신할 이영애의 단아하고 정갈한 모습에 기대가 모아진다.

‘신라시대의 꽃미남’이라 일컫는 ‘화랑’의 이야기도 시청자를 찾는다. ‘화랑’은 고현정이 주연한 MBC ‘선덕여왕’에서 다뤘지만, 선덕과 미실의 주변인물로 그려졌다. 현재 방송시기와 방송사를 논의 중인 드라마는 진흥왕과 그의 숙명의 라이벌 ‘무명’의 이야기를 담는다. 왕의 운명을 타고났지만, 이름도 없는 ‘무명’이 영웅이 되는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MBC ‘그녀는 예뻤다’의 박서준과 박형식이 주인공 물망에 올랐다.

방송사들이 영웅형 주인공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올해 사극이 유독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과 관련이 깊다. 기대작이었던 MBC ‘화정’과 KBS 1TV ‘징비록’ 등이 역사에 초점을 맞춰 시청자들의 흥미를 이끌어내는데 실패했고, 또 SBS ‘육룡이 나르샤’ 역시 고려말 난세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면서 시청률 정체현상을 빚고 있다.

‘시청률 보증수표’로 불렸던 사극이 온갖 난관과 위기를 극복하고 극적으로 성공하는 이야기를 통해 오랜 부진을 끊어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