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캡처] 긴 머리 휘날리며…여성 관객 사로잡은 ‘장발남 F4’

입력 2015-11-18 07: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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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준기-조인성-강동원-유승호(위에서 아래로)의 영화 스틸

10년 전 2005년 겨울, 이준익 감독의 영화 ‘왕의 남자’가 개봉했다. 조선 최초의 궁중광대극을 다룬 이 영화는 1230만명을 동원했고 이 영향으로 감우성 정진영 등 배우진도 큰 사랑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이 영화의 최대 수혜자는 이준기였다. 그가 연기한 광대 공길은 가녀린 어깨 라인과 긴 머리카락 등 중성적인 이미지가 강한 인물. 이 캐릭터는 남사당패 광대 장생(감우성)과 연산(정진영) 사이에서 BL(보이러브) 코드를 은은하게 건드렸다. 모성애를 자극하는 동시에 여성들의 성적 판타지인 BL 코드까지 충족시킨 것. 그렇게 이준기는 이 작품 한 편으로 신드롬 수준의 인기를 누렸다.

이준기가 여린 이미지로 스크린을 물들였다면 조인성은 복합적인 ‘장발남’을 선보였다. 7년이 흐른 지금 다시 봐도 파격적인 영화 ‘쌍화점’(2008)을 통해서였다.

‘쌍화점’은 격정의 고려말 왕위를 이을 원자를 얻기 위해 왕후와 대리합궁을 하게 되면 호위무사 홍림을 중심으로 왕과 왕후 세사람의 금기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조인성은 극 중 10여년 무술을 연마해온 친위부대 건룡위의 수장 홍림을 열연했다. 조각 같은 외모를 지닌 조인성에게 긴 머리는 어울리지 않은 조합같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여성성과 남성성이 공존하는 홍림 캐릭터에 꼭 들어맞았고 송지효 주진모와도 조화로운 케미를 형성했다.

세 번째 ‘장발남’은 ‘패완얼’의 아이콘 강동원이다. ‘왕의 남자’ 이준기에 앞서 영화 ‘형사’(2005)에서도 장발로 여심을 사로잡았던 강동원. 그는 지난해 영화 ‘군도’에서 더 강렬한 장발에 도전했다.

강동원은 양반과 탐관오리들의 착취가 극에 달했던 조선 철종 13년 백성의 편에 선 의적떼 군도에 대한 영화 ‘군도’에서 백성의 적 조윤을 맡았다. 도포 차림에 갓 쓴 조윤을 지켜보던 여성 관객들은 극 중반 조윤의 상투가 흐트러졌을 때 탄성을 질렀다. 강동원이 찰랑거리는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액션을 연기한 이 장면은 지금도 레전드 영상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들에 이어 올겨울 스크린을 수놓을 새로운 ‘장발남’은 이름만으로도 ‘엄마 미소’ 짓게 하는 배우 유승호다. 그가 지난해 12월 군 제대와 동시에 택한 캐릭터는 영화 ‘조선 마술사’ 속 환희.

‘조선 마술사’는 조선 최고의 마술사를 둘러싼 사랑과 대결과 모든 운명을 거스르게 되는 이야기를 펼친 영화다. 환희는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조선 최고의 마술사로 청명 공주(고아라)와 사랑에 빠진다.

유승호는 지난 11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내 입으로 이야기하기는 좀 그렇지만 환희는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다. 아름다운 화술로 여심을 사로잡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만으로도 역대 최고의 치명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캐릭터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이미 공개된 모션 포스터와 영화 스틸에서도 엿볼 수 있다. 여기서 유승호는 흩날리는 장발과 오드아이로 아름답고 신비로운 느낌을 연출했다. 비주얼 되고 연기도 되는 새로운 ‘장발남’ 유승호는 12월 개봉하는 ‘조선마술사’에서 만날 수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시네마서비스·오퍼스픽쳐스·프로덕션M·영화사 월광·쇼박스·위더스 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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